근거없이 상대 공격하다 후폭풍…선거초반 스텝꼬인 울산 민주당 후보
'네거티브' 공세하다 2명 공선법 고발·2명 공개사과 '곤욕'
민주 일각 "후보마다 득표안되는 네거티브전 일관 처음봐"
- 김재식 기자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울산 여야가 30일 4.10 총선 공식 선거운동 돌입 3일째를 맞은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총선 후보들이 선거 초반 '네거티브' 공세에 치중하다 도리어 역공을 받아 본선에서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당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4월 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에 더불어민주당은 진보당에 후보직을 양보한 북구를 제외한 5개 선거구에 후보를 공천했다.
울주 이선호 후보(63), 중구 오상택 후보(43), 동구 김태선 후보(44)는 단수 공천됐으며 남구갑 전은수 후보(39)는 7호 인재로 영입돼 전략 공천됐다. 박성진 후보(54)만 경선에 이겨 본선 후보에 올라섰다.
중앙당에서 '보수 텃밭'인 울산이 험지임을 고려해 경선 과정에서의 출혈을 최소화한다는 명분으로 후보자 4명을 경선 없이 후보로 확정했다.
'영입 인재'로 전략 공천된 30대 여성 변호사인 전은수 후보를 제외하고 나머지 후보들은 공식 선거에 들어가기 전부터 동일 선거구에 공천된 국민의힘 후보자에게 '네거티브' 공세를 퍼부었다.
'네거티브' 공격의 첫 포문을 연 건 울산시당위원장 이선호 후보였다.
지난 6일 울산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서범수 의원의 출생지가 '범서읍 사일리'라는 것은 허위라는 취지의 의혹을 공식 제기했다.
이선호 후보는 "출생지를 증명할 수 있는 관련 행정 서류 한 장이면 충분하다"며 행정기관이 발행한 출생 관계 증명서 공개를 서 후보 측에 압박했다.
이에 서범수 후보는 지난 11일 '1963년 9월 17일 울주군 범서읍 사연리(95번지, 사일마을)에서 태어났음'을 증명하는 가족관계증명서를 공개했다. 이선호 후보가 공개를 촉구했던 그 행정 서류였다.
이날 서범수 후보는 이선호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죄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울산 중구선거구 오상택 후보 사무실에서는 지난 26일 '박성민 비리의혹'이란 소제목의 삼청교육대와 비리업체쪼개기후원이란 편집본 동영상 2개를 전화 메시지로 울산시 전역에 무차별 살포했다.
이틀 뒤 박성민 후보 선대위는 '박성민 비리의혹' 동영상 유포와 관련해 오상택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울산경찰청에 고발했다
"그동안 오 후보가 박 후보에 대해 도 넘는 비난과 허위 사실 공표 등을 통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발 이유를 밝혔다.
울산 남구을지역구에 출마한 박성진 후보는 지난 18일 시의회 프레스센터에서 "김기현 의원의 21대 국회 법안 가결이 0건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사과한다"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본격 선거전에 뛰어들기도 전에 공개적으로 경쟁 후보에게 사과하는 정치적으로 참담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박성진 후보가 "김기현 후보의 21대 국회 법안 가결이 0건"이라고 기자회견에서 밝히자 김기현 후보 측은 "실제는 44건을 발의했고 그중 11건이 가결됐다"고 관련 근거를 들이밀자, 박 후보가 사과에 나선 것이다.
허위 사실이라고 발끈했던 김기현 후보 측은 "또다시 가짜뉴스를 유포할 경우 경고 없이 법적 조치하겠다"며 박성진 후보의 공개 사과를 수용하며 법적 조치 없이 일단락됐다.
울산 동구선거구 김태선 후보는 '네거티브'의 대상이 야권후보 단일화 대상이란 점에서 앞선 경우와 다르다.
김태선 후보는 지난달 모 유튜브 방송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 대상인 노동당 이장우 후보에 대해 언급하면서 "야권 단일화를 계속 요구하고 있지만 이장우 후보가 (야권단일화 요구를 피해)계속 도망 다닌다"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이 논란이 됐다.
이장우 후보 측 관계자는 "유튜브 방송 전까지 김태선 후보가 이장우 후보 측에 야권후보 단일화를 요구하거나 거론한 적도 없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장우 후보가 (야권단일화 요구를 피해)도망 다닌다는 말은 명백한 거짓말이다"고 밝혔다.
이장우 후보도 뉴스1과의 통화에서 "청와대에서 근무했다는 젊은 사람이 공개적으로 그렇게 쉽게 거짓말을 하니 신뢰가 생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이후 김태선 후보가 야권단일화 협상을 위해 만나 '거짓말' 논란에 사과했지만, 이장우 후보는 "'도망 다닌다'고 언급한 부분에는 명확히 사과 표현을 하지 않는 등 진정성을 못 느꼈다"고 전했다.
이 '거짓말' 논란은 두 후보 상견례 전부터 상호 불신을 낳아 결국 야권후보 단일화가 결렬된 여러 가지 이유의 하나로 작용했다는 게 야권 관계자의 공통된 전언이다.
결국 민주당이 울산에서 유일하게 1석을 기대했던 동구 판세는 야권 분열로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혼돈에 빠져버렸다.
이처럼 선거 초반부터 스텝이 꼬인 민주당 후보들을 바라보는 지지자들은 속만 타들어 간다.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해 4.10총선 투표일만 기다렸지만, 민주당 후보들의 선거 초반 양상은 선전을 기대하기 힘든 흐름이기 때문이다.
수 십년간 선거로 잔뼈가 굵은 민주당 관계자는 "이번처럼 대부분의 후보들이 '네거티브' 선거전에 나섰다가 공선법 위반으로 고발되거나 공개 사과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전은수 후보를 제외한 선거 시작전부터 후보 4명이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공선법으로 고발되거나 허위 사실 유포를 인정하고 공개 사과까지 한 상태에서 상대 후보와 제대로 싸울 수 있을 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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