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14일차 울산대병원 노조 "밥도 못 먹는 현실 자괴감 들어"

울산대병원 노조 인력 부족 증언대회
"간호사의 여유가 환자 안전 만든다"

울산대학교병원 노조는 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간호 인력 부족 증언 대회를 열어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토로하고 있다.2023.11.7/뉴스1 ⓒ News1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울산대학교병원이 지난달 25일 파업에 돌입했으나 교섭에 난항이 계속되는 가운데 노조측은 간호 인력 부족 증언 대회를 열어 의료 현실의 인력 부족 문제를 토로했다.

7일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 나선 노조 관계자는 "간호사의 여유가 환자의 안전을 만든다"며 "의료사고가 생길까 두려워서 인력 충원을 위해 파업 현장에 나올 수밖에 없었던 우리 울산대학교병원 간호사들의 사정을 경청해달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들은 "바쁜 업무 중에 환자들 소변은 시간 맞춰 비워도 내 소변 비우러 화장실 가는 시간은 없습니다. 방광염이 생겨버려 약을 먹고 다니는 선생님들이 많습니다"며 의료 현실의 인력 부족 문제를 토로했다.

이어 "왜 이렇게 바쁘게 일하면서 밥 제때 못 먹고 화장실에 맘 놓고 가지 못하고 생리대를 여러 개하고 근무하는 것을 당연하게 적응을 해버린 건지 자괴감이 든다"며 "간호사의 수가 늘수록 환자 사망률, 재원기간, 중환자실 입원, 감염관련 문제, 욕창 및 낙상이 줄어든다는 실제 연구 결과들을 주목해달라"고 촉구했다.

2023년 울산대병원분회 임단협 1645명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몸이 아파도 눈치 보이고 미안해서 쉴 수 없다'에 그렇다고 답한 조합원 44.5% '일에 비해 인력이 많이 부족하다'에 그렇다라고 답한 조합원 57.5%에 달했다.

특히 '일하면서 하루 평균 걷는 걸음 수'를 묻는 질문엔 1만에서 1만5000보를 걷는다고 답한 조합원이 49.8%에 달했다.

이에 노조 측은 기본급 11.4% 인상, 최소 필요 인력 간호사 25명 이상 충원 등 인력 충원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기본급 3% 인상, 격려금 일부 인상 등을 제시하고 인력 충원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업이 장기화되자 울산대학교병원은 지난 1일부터 응급환자, 암 환자 등 '중증 환자 중심'으로 진료를 축소해 일반 병상을 60% 수준으로 줄여 운영하고 있다.

joojiok@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