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빠서 화장실도 못 간다" 울산대병원 노조 무기한 총파업 돌입
파업 참가 조합원 1200여명 "인력 충원, 임금 인상"
-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김지혜 기자 = 25일 오전 울산대학교병원 로비는 '의료는 상품이 아니다'고 적힌 파란색 조끼를 입은 300명이 넘는 조합원들로 가득 찼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울산대병원분회가 25일 파업 돌입 출정식을 가지며 부족인력 충원과 실질임금 인상을 주장하며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울산대학교병원 분회 측(이하 노조)은 지난 8월 기본급 인상, 인력 충원 요구 등 23가지 요구를 가지고 병원 측과 상견례를 시작으로 10월 22일까지 총 18차례 교섭을 진행했다.
노조는 기본급 11.4% 인상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제시한 2차안은 기본급 3%에 그치며 끝내 원만한 타결안을 충족하지 못했고 쟁의행위에 대해 조합원 88.6%가 찬성하면서 이날 무기한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은 "'화장실 갈 시간도 없이 일한다'고 답한 조합원이 80%, '바빠서 밥을 못 먹는 날이 있다'고 답한 조합원은 63%에 달한다"며 "업무 스트레스가 심해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조합원이 334명이나 될 만큼 참담한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환자분들이 불편함을 겪으실 것을 알지만, 부족한 인력 때문에 지쳐 이러다가 환자를 살리지 못할 것 같다는 암담한 생각 때문에 웃으며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들고자 파업에 돌입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코로나19로 3년이 넘은 시간 동안 자부심을 가지고 병마와 싸우며 재난 위기 같은 시기를 지나 왔다"며 "우리들의 절실한 노동시간 단축 투쟁을 통해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투쟁해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나자 조합원들은 큰 종이에 10명씩 모여 앉아 원하는 바를 적어 내려갔다.
이들이 요구하는 핵심 요구안은 △기본급 11.4% 인상 △최소 필요 인력 간호사 25명 이상 충원 등 인력 충원 △노동조합 활동 보장 요구 △단체협약 요구 등이다.
노조는 사측에 추가 교섭을 요청했으며, 사측이 추가 인상안을 내놓을 때까지 파업을 이어갈 방침이다.
조합원 대부분은 간호사, 환자이송 업무, 환경미화 업무 등을 맡고 있고 있다.
이번 파업에는조합원 1200여명이 참가, 울산 유일 상급 의료병원인 울산대학교의 외래 환자 업무 차질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joojio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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