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귀 소재로 전극 겉면 코팅…청정 기체 생산 효율 높였다

유니스트, 하이드로젤 박막 기술 개발…"그린수소 상용화 앞당겨"

유니스트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윤석(왼쪽부터) 연구원, 류정기 교수.(유니스트 제공)

(울산=뉴스1) 임수정 기자 = 기저귀, 습윤밴드 소재로 사용되는 하이드로젤을 활용해 청정 기체를 손쉽게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그린수소(생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전무한 수소)' 생산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유니스트(UNIST)는 24일 에너지화학공학과 류정기, 이동욱 교수팀이 기체를 생산하는 전극에 범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하이드로젤 박막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화장품 원료로 사용되는 하이드로젤로 엷은 막을 만드는 이 기술은 전극에 전기를 가해 생산되는 기체 원료의 생산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기체 원료가 전극의 겉에서 맴돌지 않고 손쉽게 빠져나가도록 도와주기 때문이다. 특히 물을 분해해 그린 수소와 산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에 적용 가능하다.

수전해 반응 등의 전기화학 반응을 위해 전기에너지를 흘리게 되면 수소, 산소, 질소와 같은 기체가 생성된다. 기체는 생성되는 동시에 전극 겉면에 공기 방울 형태로 붙게 된다. 이렇게 생성된 기체 중 수소는 산업에 중요한 자원이지만 전해질이 스며들거나 작용하는 것을 방해해 에너지 소모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전극의 표면에서 기체 방울을 빠르게 떼어내고 전해질을 효율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했다. 먼저 기체 교환이 일어나는 기공이 열려있는 하이드로젤을 전극의 겉면에 코팅했다.

연구진이 사용한 하이드로젤은 국내에서 양산 중인 소재로 물을 흡수하는 친수성을 지니고 있어 화장품, 연고, 기저귀 등에 널리 사용된다. 친수성 하이드로젤 코팅을 통해 전극에서 생성된 기체 방울을 만들어진 즉시 떼어주게 되면 전해질이 기체에 방해받지 않고 전극에 빠르게 스며든다.

연구팀이 개발한 시스템을 기존에 사용되던 니켈, 백금 촉매에 적용한 결과 최대 2.3배의 높은 기체 생산 효율을 보였다.

또한 기체가 표면에 쌓이지 않고 크기가 작은 상태에서 떨어지면 촉매 표면에 가해주는 힘이 적어진다. 이는 촉매가 뭉치거나 벗겨지는 정도를 줄여 전해 시스템을 장시간 안정적으로 구동시킬 수 있다.

류 교수는 "습윤밴드, 화장품, 기저귀 등 일상생활에 널리 이용되는 하이드로젤을 전극에 적용해 전기화학적 기체 생성반응 효율을 대폭 높인 창의적인 원천기술"이라며 "특히 수전해 반응에도 적용이 가능해 그린수소 상용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윤석 석박통합과정생이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전기화학 분야의 국제권위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9월 29일 자로 공개됐다.

이번 연구 수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의 중견연구자 지원사업,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 지역혁신선도연구센터(RLRC)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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