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수 의원 "한국도로공사 청사 수영장, 개장 후 1년간 6억원 적자"

[국감브리핑] "면피용 주민 개방…대책 마련해야"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2023.10.1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35조원의 빚더미 속에서 경영난에 허덕이는 한국도로공사가 청사 내에 수영장을 무작정 설치해 놓고는 무계획 적자 운영을 계속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울산 울주군)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가 김천에 신규 청사를 설립하면서 청사 내에 설치한 수영장이 적자운영으로 약 1년의 운영기간 동안 총 6억20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한국도로공사는 2015년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김천으로 이전하면서 새로이 청사를 건립했는데, 당시 약 5억원(연면적 고려한 추정치)을 들여 청사 내에 수영장을 조성, 2018년부터 자회사인 한국도로공사시설관리㈜에 위탁운영을 하고 있다.

해당 수영장은 조성 초기에는 운영을 하지 않다가 2019년부터 김천시와 협약을 맺어 지역주민에게 개방하고 운영비의 50%를 지원받아 운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2019년 5~8월 4개월간 이용자 수는 1만명 수준으로 정원의 30%에 불과했고 1억5000원의 손실마저 기록했다.

이후 2019년 9월부터 2022년 12월까지는 고속도로 통행료 수납원 본사 점거 및 코로나19로 운영을 중단했다가 2023년 재개장했는데, 문제는 재개장에 앞서 실시한 운영방안 검토용역 결과에서 이미 손실이 확정돼 있었다는 점이다.

용역 결과보고서에서는 5㎞ 내 거주인구가 거의 없고, 김천시내에 시에서 운영하는 수영장이 이미 존재하고 있어 이용률이 저조할 수밖에 없는 등 운영 상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결과가 도출돼 있었다.

이러한 용역보고서에도 불구하고 도로공사는 2023년 1월 재개장을 강행했는데, 재개장 이후에는 1~8월 월평균 이용자가 7500명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사정이 더욱 악화됐고 8개월간 누적 적자는 4억6500만원에 달했다.

특히 지역주민 및 초등생 이용량 대비 직원 이용비율이(12~17%) 증가했는데, 이미 검토보고서를 통해 제기된 문제들을 무시하고 강행해 결과는 예견된 것이나 다름 없었다는 것이 서 의원실의 설명이다.

도로공사 측은 혁신도시 내 인구가 적어 수영강사가 채용되지 않고 강사가 없어 이용객이 적으며 이용객이 없으니 강사가 더욱 오질 않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며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 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서범수 의원은 "도로공사의 부채가 지속 증가하는 가운데 수영장 운영 용역보고서에서 무조건적인 손실이 예견된다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직접 운영을 강행해 수영장 적자 운영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역주민에 개방한다는 걸로 면피하고 넘어갈게 아니라 지역 숙박시설과 연계한 관광객 대상 패키지 상품 개발 등 다채로운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도로공사는 2015년 공공기관 지방이전 계획에 따라 김천으로 이전하면서 새로운 청사를 건립, 약 3194억원을 투입하며 중·고등학교 교실의 4배 크기의 호화 사장실(181.4㎡), 직원용 수영장, 첨단 체육시설 설치 등 각종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minjum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