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군, 해외 방폐장 견학 계획에 시민·환경단체 반발

"고준위 방폐장 유치하러 가는 것" 의혹 제기
울주군 "고준위 방폐장 유치 검토된 적 없어"

울산환경운동연합과 울산시민연대, 울주군주민회 회원들이 5일 울주군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9.5/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 울주군이 핀란드·스웨덴의 원전과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에 견학을 가는 계획에 대해 시민·환경단체가 "고준위 방폐장을 유치하기 위해 가는 것이 아니냐냐"며 의혹을 제기했다.

울산환경운동연합과 울산시민연대, 울주군주민회는 5일 울주군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주군수는 고준위 방폐장 견학 사유를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단체들은 "오는 11일부터 18일까지 이순걸 군수와 군청 공무원, 군의원, 새울원전환경감시센터 위원 등 23명이 '고준위 방폐장 시설 및 선진국 원전 운영실태를 견학한다'는 명목으로 핀란드와 스웨덴 해외 출장길에 오른다"고 설명했다.

이어 "23명의 출장경비는 군수 986만원, 나머지 22명은 인당 약 525만원으로 총 1억2500만원이 넘는다"며 "온칼로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을 방문하기 위해서는 1인당 100만원 정도의 고액 입장료를 별도로 부담하기 때문에 전체 경비는 1억5000만원에 이른다"고 했다.

이들은 "군수 일행은 고준위 방폐장 부지 선정지역과 포스마크 핵발전소, 방사성폐기물 관리회사, 에우라요키 시청, 온칼로 캡슐화공장 등을 방문한다"며 "대체 왜 지금 시점에 고준위 방폐장 시설 견학을 하러 가는 것인지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일본 정부가 핵오염수 해상투기를 강행함으로써 국민적인 규탄 여론이 들끓는 상황이고, 서생면에서는 핵발전 정책을 찬성하는 주민들 위주로 새울 5, 6호기 자율유치를 위한 서명을 추진하면서 반대 주민들과 갈등을 빚고 있기도 하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울주군수가 8일 동안이나 자리를 비우는 것은 단체장의 직무를 소홀히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고준위 핵폐기물 처분장 유치를 염두에 둔 행보가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또 "만약 추호라도 그런 의도가 담긴 방폐장 시설 견학이라면 이는 110만 시민을 볼모로 삼는 행위라는 점에서 천부당만부당한 일이다"고 했다.

아울러 "거액의 비용을 들여 핀란드까지 고준위 방폐장 견학을 가야 하는 이유를 이순걸 군수가 확실히 밝혀야 한다"며 "고준위 방폐장 시설을 유치할 의사가 없다면 이순걸 군수는 울주군수이자 새울원전환경감시센터 위원장 자격으로 감시센터 위원들과 함께 이를 공식 표명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울주군은 "고준위 방폐장 유치는 검토된 적 없는 사항이고 향후 유치할 계획도 없다"며 "2개 이상의 방사선비상계획구역이 포함돼 있는 지자체로서 관련된 이해가 필요해 견학을 가는 것이다"고 해명했다.

또 "이번 일정은 현재 일본정부의 오염수 투기와 새울 5·6호기 자율유치 문제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밝혔다.

minjuma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