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오염수 방류에도 '소금 사재기' 없었다…울산 마트들 천일염 수북이
"소금 판매량 평소 수준…품귀현상 없어"
- 조민주 기자, 김지혜 기자
(울산=뉴스1) 조민주 김지혜 기자 =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서 '소금 대란'이 우려됐으나 아직까지 소금 사재기나 품귀 현상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오전 울산 북구의 한 창고형 대형마트. 1층 조미료 판매대에는 천일염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마트 안은 장을 보러 온 손님들로 북적였지만 소금 판매대 앞은 한산했다.
판매대 앞을 지나는 한 손님은 소금 가격을 보더니 "너무 비싸네"라며 집었던 소금을 다시 내려놨다.
마트에서 만난 50대 여성은 "오염수 방류 때문에 걱정은 되지만 가격도 조금 비싸고 사재기할 정도는 아닌 것 같다"며 "오염수가 우리나라 바다에 도달하려면 몇년은 걸린다고해서 아직까지는 괜찮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마트 직원은 "어제, 오늘 소금 판매량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창고형 마트라 자영업자 분들이 많이 방문하는데 사재기 현상은 없었다"고 전했다.
다른 마트도 상황은 비슷했다. 오염수 방류에 따른 사재기 우려와는 달리 천일염 등 소금 물량은 여유로운 편이었다.
같은날 오전 북구의 한 농협유통센터 한쪽 편에는 정부비축 천일염 10㎏가 담긴 흰색 포대자루 수십개가 쌓였다.
앞서 정부는 일본이 오염수 방류계획을 밝힌 지난 6월께 소금 가격이 치솟자 물가 안정을 위해 비축 물량을 풀었다. 최근에는 지난 10일 정부비축 천일염 3차분을 공급했다.
남편과 함께 마트를 찾은 김모씨(68·여)는 "김장 때문에 소금을 사러 왔다"며 천일염 2포대를 카트에 실었다. 김씨는 "오염수 방류와는 상관 없이 매년 소금을 사는데, 올해는 1인 1포로 구매 제한이 생겼다"며 "그래도 생각보다는 소금을 사는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북구 화봉동 주민 최모씨(42)는 '천일염을 미리 구매할 생각이 없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불안하긴 한데, 그렇다고 해서 사재기를 해서 집안에 쌓아 둘 형편도 안 된다"며 "오염수 문제가 당장의 일이라곤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염수 방류에 따른 안전 우려에 미리 소금을 구매했다는 손님도 있었다.
북구 정자동 주민 김모씨(56)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했던 일이 일어났다"며 "불안한 마음에 천일염과 구운소금, 맛소금, 멸치젓갈, 까나리액젓, 미역, 다시마 등 살 수 있는 만큼 재료를 구매해놨다"고 했다.
농협유통센터 도매동 직원 최모씨(46)는 "오염수 방류 계획이 알려진 몇개월 전에는 소금을 '오픈런'을 해서 사야 할 정도였는데, 막상 방류가 시작된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품귀 현상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최근 천일염 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찾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시작됐음에도 소금 가격은 아직까지 큰 변동이 없는 분위기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천일염(굵은소금) 5㎏ 소매가격은 1만2568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날 12500원보다 68원(0.5%) 오른 것이다.
한 달 전 1만3435원과 비교하면 867원 하락했고, 1년 전 1만1154원 보다는 1414원 올랐다. 최근 일주일간 천일염 가격은 1만2000원대를 유지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6∼7월 일본이 오염수 방류 계획을 밝히면서 소금을 미리 사놓으려는 사람이 크게 늘었고, 당시 비도 많이 내리면서 천일염 생산량이 감소해 소금 가격이 많이 올랐다"며 "현재는 가격이 안정됐고 공급에도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한편 울산시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따른 시민 우려에 따라 대응계획을 수립했다. 시는 수산물의 안전한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강동과 방어진, 진하, 방어진 등 6곳의 해수 방사능 검사를 확대하고 결과를 공개하기로 했다.
minjum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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