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양대 노조 동시 파업위기 고조…임단협 교섭 난항

현대차 노조, 25일 파업찬반 투표 돌입
현대중 노조, 파업권 행사 최후 통첩

현대자동차 노사 교섭대표들이 13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2023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2023.6.13/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울산=뉴스1) 김기열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난항을 이유로 쟁의행위 수순에 돌입함에 따라 울산을 대표하는 양대 노조의 동시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1일 현대차 노조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열린 임단협 교섭에서 임금 인상과 정년연장, 성과금 등 핵심 안건에서 사측과의 의견차를 줄이지 못해 결렬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현대차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하는 한편 오는 23일 임시대의원대회 열고,쟁의발생을 결의한 뒤 25일 찬반투표를 실시해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노조 관계자는 "상견례 이후 3달이 지나가지만 사측은 여전히 어떤 제시안도 내놓을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한 뒤 강력한 투쟁을 통해 조합원들이 납득할 안을 끌어 낼 것"이라고 밝혔다.

노사는 앞서 지난 6월 임단협 상견례를 갖고 17차례가 넘는 교섭을 가졌으나 임금인상과 성과금, 정년연장 등 핵심 안건에서 의견차가 커 난항을 겪어 왔다.

하지만 사측은 노조 요구안이 너무 과해 수용하기 힘들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금 지급과 정년연장 신규인력 충원 등은 회사의 경영권을 침해하는 무리한 요구는 수용이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해 교섭 안건에 대한 실질적 논의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일방적으로 결렬을 선언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원만한 교섭 진행을 위해서는 실질적이고 심도 깊은 논의가 재개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측도 쟁의행위와 별도로 사측과의 실무교섭과 고용안정협의는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다만 노조가 실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 올해로 끝나게 된다.

HD현대중공업 노사 임금교섭 위원들이 16일 HD현대중공업 울산본사에서 '2023년 임금교섭 상견례'를 하고 있다. 2023.5.16/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현대차 노조에 앞서 지난 6월말에는 울산의 또 다른 거대 기업인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측과의 임단협 난항을 이유로 이미 쟁의행위를 돌입한 상태다.

현대중 노조는 지난달 11일 실시된 파업찬반 투표에서 과반수가 넘는 찬성표(68.77%)를 얻어 이미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하지만 이후 교섭에서도 노조측이 사측 제시안을 2차례 반납하는 등 임금 인상폭을 두고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노조측은 고정급 인상과 관련 조선업계 최고 수준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고정비 증가에 대한 부담과 경영상황에 대한 고려 등을 이유로 2차 제시한 기본급 10만5000원 인상안을 고수하며 팽팽하게 대치하고 있다.

이에 노조측은 지난주 열린 21차 교섭에서 "사측이 다음 교섭시까지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조합은 즉시 행동에 나서겠다"며 최후 통첩을 날린 상태다.

이 처럼 울산을 대표하는 양대 노조가 사측과의 임단협 교섭에 모두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울산에서만 5만명이 넘는 조합원들을 보유한 이들 노조가 동시 파업에 돌입할 경우 지역 산업계에 적지않은 파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kky0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