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공장 즐비한 울산은 왜 '인구유출' 도시가 됐나?[지방소멸은 없다]

출생아 수 최근 6년만에 반토막 …전국 평균 감소속도보다 3배 빨라
저출산 극복·청년 일자리 확보 시급…4개 분야 275개 세부과제 추진

편집자주 ...영영 사라져 없어지는 것. '소멸'이라는 말의 의미가 이토록 무섭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 옆의 이웃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숙제를 힘 모아 풀어나가야할 때입니다. 그 현실과 고민을 함께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사이에서 8년째 꼴찌를 기록 중이다. 사진은 23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산부인과 앞을 시민이 지나는 모습. 2023.2.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울산=뉴스1) 김기열 기자 = 지난해 울산의 출생과 혼인은 줄고 사망은 늘면서 처음으로 인구가 자연감소했다. 대기업 공장이 즐비한 울산도 '인구 소멸' 위기를 피해가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여기다 출생아 수는 6년 만에 반토막 나 전국 타시도에 비해 인구 감소 속도가 빠르다.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탈울산 행렬은 86개월째 이어지고 있어 인구소멸에 대한 위기감도 높아지고 있다.

28일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과 ‘2022년 12월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의 출생아 수는 5400명으로 전년(6127명) 대비 11.9% 감소해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울산의 출생아수는 2017년 1만명대가 무너진 이후, 계속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는 5000명 이하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구군별 출생아 수를 살펴보면 남구가 1500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북구(1400명), 울주군(1100명), 중구(700명), 동구(600명) 순이다.

여성 한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0.85명으로 전년(0.94) 대비 0.09명 감소했다. 출산율과 직접 연동되는 지표인 혼인건수(4013건)도 전년(4077건) 대비 64건 줄었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6400명으로 전년(5493명) 대비 16.5%(907명) 증가해 통계가 작성된 이래 가장 많았다.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를, 사망자 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하면서 울산 인구는 지난해 처음으로 1000명이나 자연감소했다.

2016년 1만910명이었던 울산의 출생아 수는 지난해 5400명을 기록해 6년 만에 반토막 났다. 이는 2002년 49만6911명에서 2022년 24만9000명으로 20년만에 반토막 난 전국의 출생아 수 보다 3배 이상 빠른 시기다.

이는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된 1997년 이후 연간 기준으로 인구 데드크로스가 발생한 것은 지난해가 처음으로, 데드크로스가 본격 시작하는 원년이 됐다.

여기다 2015년 12월부터 시작된 탈울산 행렬도 86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통계청의 ‘2023년 1월 국내인구이동’에 따르면 지난달 울산지역 전입자는 8741명, 전출자는 9304명으로 563명이 타시도로 순유출됐다.

울산은 2016년 117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매년 조금씩 감소하기 시작해 올해 1월에는 111만까지 줄어들며 심각한 인구유출에 직면하고 있다.

인구 유출 원인으로 '경기불황'에 따른 일자리 감소, 정주여건 부족, 교육 문화 인프라 부족 등이 지목되고 있다.

특히 제조업 중심의 울산은 양질의 일자리 기회 제공으로 고용여건이 인구 전입을 주도했지만 2015년 이후 조선업 등 제조업 부진과 코로나19 여파로 고용여건이 크게 악화됐다.

울산시는 지난해 저출산고령사회대책운동본와 한의사회, 어린이집총연합회 등 총 26개 기관‧단체가 참여하는 저출산 극복 사회연대회의를 열고 저출산 극복을 위한 정책 홍보와 다양한 인식개선 프로그램 개발, '함께 육아 캠페인' 등을 추진 중이다.

또 올해부터는 울산교육청 및 5개 구·군과 협의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두 행복한 울산’과 ‘청년이 머물고 찾아오는 울산’을 목표로 4개 분야 275개 세부과제로 구성된 2023년 시행계획을 수립해 본격 추진할 방침이다.

kky06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