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노조, 네 번째 부분파업...노조위원장 "해 넘겨 죄송"
- 이상길 기자
(울산=뉴스1) 이상길 기자 = 현대중공업 노조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마찰을 이유로 네 번째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30일 오후 1시부터 4시간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노조는 12시50분부터 노조사무실 앞에서 파업 집회도 가졌다.
이날 파업집회는 비교적 포근한 날씨 속에서 언론관계자 현장 카운트 결과 3000여명 정도의 조합원들이 참석했다.
특히 이날 파업집회는 이전과 달리 다양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우선 노조는 최근 노조 조합원들을 고구마에 비유해 물의를 빚은 사측 한 교섭위원의 막말파문과 관련해 생고구마를 이날 집회에 준비했다.
노조는 드럼통에 장작을 넣어 불을 지핀 뒤 생고구마를 직접 굽는 퍼포먼스를 펼치며 사측 해당 교섭위원을 비꼬았다.
이례적으로 사측을 겨냥한 블랙코미디 형식의 연극도 준비했다.
연극에서는 현대중공업 최대 주주인 정몽준 전 의원과 권오갑 사장 등이 등장해 사측을 우회적으로 비꼬며 폭소를 유발했다.
이어서 강단에 선 정병모 노조위원장은 “올해도 이틀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차가운 바닥에 조합원을 앉히게 해서 대단히 죄송스럽다”며 “노조의 양보로 거의 잠정합의까지 갔지만 사측이 문구화를 거부하고 사측 교섭위원의 막말파문까지 터지면서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또 “오늘도 교섭이 진행 중이지만 잘되더라도 올해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내타결은 힘들 듯 하다”며 “하지만 조합원 여러분들이 끝까지 우리 지도부를 믿어주고 힘을 모아준다면 우리의 권리를 반드시 찾게 될 것”이라고 독려했다.
이날 파업집회에는 노조지도부에서 마련한 행운권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노조지도부는 파업집회 참가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행운권을 나눠주고 추첨을 통해 소정의 상품을 지급했다.
노조 핵심 관계자는 “파업집회 참가 독려 차원도 있지만 연말이라서 단발성 행사로 행운권 추첨을 하게 된 것”이라며 “오늘 집회에서 준비한 다양한 퍼포먼스들 역시 최근 사측 교섭위원의 막말파문이 불거지면서 일회성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사는 이날도 오전 10시30분부터 교섭을 진행했다.
앞서 노사는 지난 23일 69차 교섭에서 상호 다소간의 양보를 통해 잠시 순풍을 탔지만 마지막 문구정리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최종 잠정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당시 사측은 전날(22일) 기본급 3만7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인상, 직무수당 1만원 추가, 격려금으로 현금 200만원과 통상임금의 150%를 주식으로 지급(주당 30% 할인 가격 적용) 등을 2차 수정안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달 5일 사측이 제시했던 수정안에서 직무수당 1만원, 주식 지급시 할인율 추가 적용 등이 더해진 것이다.
특히 직무수당이 통상임금에 포함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기본급 4만7000원 인상과 비슷한 효과가 있고, 주식 할인율도 10%에서 30%로 늘려 적용키로 하면서 90여만 원 상당의 주식을 추가로 받게 된다.
이에 대해 노조는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는 대신 내년도 처우개선 등에 대해 구체적인 문구를 합의서에 넣자고 요구했지만 사측이 구체적으로 문서화하는데 다소 무리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결국 잠정합의까지 이르지 못했다.
이후 사측 교섭위원의 막말파문까지 터지면서 노사 관계는 더욱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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