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울산 장생포 명물 ‘고래빵’ 만든 최향감씨

“경주하면 황남빵 떠올리듯 울산하면 고래빵 떠올리게 하고파”

</figure>고래빵 창시자 최향감씨가 자신이 직접 만든 '고래빵'을 들어보이고 있다. © News1 노화정 기자

과거 고래잡이 전진기지였던 울산 남구 장생포.

이 같은 지리적 특성상 '울산하면 고래, 고래하면 장생포, 장생포하면 고래고기'란 등식이 생겨났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장생포에선 고래고기 만큼이나 고래빵도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특이하고 맛있다는 소문이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전해지면서 줄을 서 기다려야만 맛볼 수 있을 정도다.

5일 오후 고래빵 창시자 최향감(47·여)씨를 만나 인기 비결을 들어봤다.

최씨는 울산시 남구 고래박물관 매표소 옆 기념품 가게에서 2009년 11월부터 고래빵을 팔고 있다.

"장생포에는 고래박물관과 고래생태체험관, 고래바다여행선 등 볼거리·즐길거리가 많아요. 하지만 먹거리는 조금 아쉬웠어요. 그 유명한 고래고기가 있지만 어린이나 청소년들도 좋아할 만한 음식이 필요했죠. 그러다 생각해낸 게 바로 고래빵입니다."

최씨는 고래빵 속을 단팥으로 가득 채우고 겉은 부드러운 케이크로 감쌌다.

이와 함께 '울산의 자랑'인 울산배로 만든 과즙을 넣어 달콤한 맛과 영양을 살렸다.

특히 고래 모양을 형상화해 먹는 재미까지 더했다. 최씨는 이 고래를 '귀요미 고래'라고 부른다

빵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최씨는 고래빵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한 대학교수에게 레시피를 전수받아 고래모양의 빵을 만들었는데 뭔가 미흡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각종 재료를 첨가해 보다가 우연히 배즙을 사용했는데 맛이 괜찮더라구요. 그래도 적당한 맛을 내기 위한 배즙의 비율을 맞추는데 엄청 고생했습니다. 특허를 받기까지 1년이 걸렸다니까요."

<figure class="image mb-30 m-auto text-center border-radius-10">

</figure>접시에 담겨 있는 고래빵. © News1 노화정 기자

고래빵이 유명해지면서 울산시민뿐 아니라 외지 단골손님도 늘었다.

택배 서비스를 하지 않기 때문에 대구와 부산 등지에서 일부러 찾아와 큰 통에 몇 만원어치씩 구입하는 사람들이 생겼다.

이들은 고래빵을 냉동실에 얼려서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녹여서 먹는다.

고래박물관에 놀러 왔다가 고래빵을 맛보고 반한 손주의 애원에 못이겨 고래빵을 사러오는 할아버지, 할머니도 부지기수다.

최씨는 주말에만 장사를 했다. 하지만 영업일을 모르고 왔다가 빈 손으로 돌아가는 손님들에게 미안해 한 달 전부터는 평일에도 고래빵을 판매하고 있다.

고래빵은 단순히 흥행에 그친 것이 아니라 장생포가 고래문화특구로 지정되며 명실상부한 문화상품으로 떠올랐다.

고래축제 등에서 선보이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관할 구청이 주최하는 행사장에도 자주 등장하고 있다.

최씨는 요즘 돌고래, 귀신고래, 참고래, 흑등고래, 범고래 등 5가지 종류의 고래빵을 개발중이다.

"경주하면 황남빵을 떠올리듯이 울산하면 고래빵을 떠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노력하면 이루어지겠죠?"

인터뷰를 마치며 최씨가 던진 질문이 머릿 속에 맴돌았다. 그의 목표가 결코 헛된 꿈이 아니라는 확신이 들어서다.

bluewater2012@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