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핵무장론 주장, 미·중에 메시지…핵은 핵으로 억제 가능"
제18회 한미동맹포럼 초청 강연서 북핵, 대미관계 언급
"우리가 도움 돼야 한미동맹 더욱 굳건"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핵무장론을 재차 주장하면서 "한국의 유력 정치인 중에 종국적으로는 핵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지닌 사람이 있다는 건 미국, 중국에 주는 메시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중구 코리아나호텔 다이아몬드홀에서 열린 제18회 한미동맹포럼 강연에서 "NPT(핵확산금지조약) 체제에서 한국이 핵을 개발한다고 할 때 국제적으로 어떤 제재가 가해질지, 한미 관계가 어떤 난관에 봉착할지 제가 모르는 게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지난 30년 동안 북한의 핵무기는 소형화, 경량화, 고도화됐고 수십 기가 있을 거라는 게 정설"이라며 "제가 주장하는 것은 핵은 핵으로밖에 억제가 안 된다는 원론"이라고 강조했다.
꾸준히 '핵무장론'을 주장하고 있는 오 시장은 "최근에 저는 핵무장론에서 핵 잠재력 쪽으로 초점을 바꾸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적어도 일본처럼은 돼야겠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또 "우리 정부가 미국과도, 중국과도 외교관계를 유지하고 관리해 나가는데 확실히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정치적인 조건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점에서 저는 이런 입장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오 시장은 2기를 맞이하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선 "한마디로 요약하면 줄 건 주고 지킬 건 지켜야 한다"며 "우리가 지켜야 할 핵심적인 국가 이익이 있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마이너한 것들은 과감히 버려야 될 때가 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우리의 방위비를 증액한다면 받아내야 할 것은 첫째가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요구"라며 "방위비가 어느 수준까지 될지는 모르겠습니다마는, 획기적으로 올려준다는 걸 각오한다면 우리가 요구할 것도 당당히 리스트업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최근 한미 관계가 군사 안보를 넘어 경제안보, 기술안보까지 진화하면서 질적 성장과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며 "대한민국도 경제력과 국제사회의 위상이 G10 수준으로 높아진 가운데 미국과도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는 균형 있고 당당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경제 안보와 기술 안보의 측면에서 우리의 경제력과 최첨단 기술로 협상에 임해야 하며 우리가 도움이 될 때 더욱 존중받고 한미동맹도 더욱 굳건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 시장은 6·25전쟁 당시 참전해 사망한 유엔군 중 90% 이상이 미군이었다며 "그 젊은이들이 피를 흘려 희생하며 지키려 했던 가치는 자유"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광화문광장을 유엔군 참전 용사를 기리는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하려는 절차도 상기하면서 "아마 국제적인 명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미동맹포럼은 한미동맹재단과 주한미국전우회가 분기별로 개최하는 행사로 한미동맹 발전 방향에 대한 다양한 논의를 펼치는 자리다. 이날 포럼에는 연합사·유엔사·주한미군사에 소속된 한국군과 미군 장병들, 참전용사 후손들과 한국대학생 평화안보연구회(U-SPECK) 소속 학생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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