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구, 말 많던 '석면 방음벽' 33년 만에 철거…산책로 조성

'녹천역 2번 출구 앞' 경원선 완충 녹지 산책로 개통

오언석 도봉구청장(도봉구 제공)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철도 소음 문제로 불편을 끼쳤던 서울 도봉구 창동 녹천역 2번 출구 앞 석면 방음벽이 680m의 산책로로 변신했다.

도봉구는 13일 경원선 완충 녹지 산책로 개통식을 열었다고 15일 밝혔다.

이곳은 녹천역에서 창동역 구간 인근의 아파트와 경원선 철로 사이 경계 지대다. 한국주택토지공사(LH)는 소음 방지를 위해 1991년 석면 재질의 방음벽을 처음 설치했다. 이후 20년이 지나 방음벽이 노후화되면서 철도 소음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다만 방음벽이 철거될 때까지 우여곡절이 있었다. 국가철도공단은 2021년 6월 방음벽 개량공사에 착공했지만 공사 도중 방음벽이 본인 소유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공단은 같은해 7월 공사를 중단했다.

그러자 인근 아파트 입주민들은 국민권익위원회에 집단 고충 민원을 제기했다. 2022년 10월 권익위는 한국주택토지공사에 방음벽 재설치를 권고했다. 하지만 공사는 권고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방음벽 개량 공사는 답보 상태에 빠졌다.

이후 입주민들은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이 과정에서 도봉구는 구청장 주재 주민 간담회를 개최해 주민 의견을 모으고 민원 해결안 도출을 도왔다.

감사원은 방음벽이 '공원녹지법'상 설치될 수 없는 완충녹지 지역 내 위치한 것을 확인했고 방음벽을 철도 부지 안으로 옮기는 조정안을 내놨다.

감사원 조정에 따라 한국주택토지공사와 국가철도공단, 도봉구는 철도 부지 안에 방음벽을 새로 세우기로 합의했지만 분담률 산정에 기관 간 이견이 있었다.

몇 년간 교착 상태인 방음벽 문제를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한 도봉구는 감사원 분담 비율 제안을 수용했다. 이후 관계 기관들은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실무 협의를 거쳐 사업비와 시행 주체 관련 협약을 체결했다.

방음벽은 감사원 조정대로 철도 옆에 내년 7월 중 설치된다. 방음벽과 산책로 사이 공간은 내년 10월까지 각종 수목과 초화로 꾸며진 녹지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오언석 구청장은 "앞으로도 구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문제가 있다면 적극 나서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