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6년 하계 올림픽 후보지 경쟁에 '서울' 이어 '전북' 출사표
서울시 "100% 흑자 자신…올림픽 인프라·한강 등 강점"
전북도 "1년 반 전부터 준비…전통과 미래의 향연"
- 권혜정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서울시가 2036년 하계 올림픽 유치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가운데 전북특별자치도가 출사표를 던지며 내부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도와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등이 강력한 경쟁지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국내 경쟁에서는 누가 최종 승기를 잡을지 관심이 쏠린다.
1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7월 '올림픽 추진팀'을 신설한 것에 이어 최근 개최 비용 추산을 위한 사전타당성 조사에 돌입하는 등 올림픽 유치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88 올림픽에 이어 48년 만의 '서울 올림픽'을 계획하고 있는 서울시의 의지는 강하다. 2년 전부터 올림픽 추진 의사를 밝힌 오세훈 서울시장은 8월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에 다녀온 뒤부터 올림픽 유치에 본격 속도를 내고 있다.
오 시장은 '서울은 유치만 하면 100% 흑자 올림픽'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달 열린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도 "바흐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을 만나 서울의 장점을 말했다"며 "(위원장이) 완전히 이해했고 호감도 갖고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울에는 1988년 올림픽을 치렀던 시설물이 그대로 존치하고, 늦어도 2031년까지 모든 시설이 새로 짓는 수준으로 완비가 된다"며 "서울은 경기장의 재활용을 통해 기후 위기에 대응할 수 있고 이로 인해 (다른 경쟁국 대비) 엄청난 차이가 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 시장의 말처럼 서울시의 강점은 '88 서울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는 점이다. 당시 사용하던 올림픽 인프라가 남아 있고 잠실올림픽 시설은 현대화 작업을 거쳐 2031년까지 스포츠마이스 복합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또 밤늦은 시간까지 안심할 수 있는 '서울의 치안'과 파리 센강을 넘어서는 '한강' 역시 강점이다.
이와 관련 오 시장은 지난달 쿠닝 파타마 리스와드트라쿨(Khunying Patama Leeswadtrakul)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에게 특별명예시민증을 수여하는 한편 경기도·인천시는 물론 부산시·강원도에도 올림픽 개최 시 경기장 사용 협조 요청을 하며 구체적인 운영 방안 마련에도 돌입했다.
최근 전북도도 올림픽 유치 전쟁에 합류했다. 올림픽 후보 도시 선정 공모 마감일인 이달 12일 대한체육회에 하계 올림픽 유치 의향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대회 유치 장소로는 새만금과 전주 월드컵 경기장, 무주 태권도 등이 거론된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서울시와 전북도에 공동개최 의견을 제시했으나 두 지역이 접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단독 개최에 무게가 실린다. 도는 지난해 6월 타당성 검토를 하는 등 하계 올림픽 유치 준비에 이미 뛰어들었지만 잼버리 사태 등을 이유로 발표 시기를 늦춘 것으로 전해진다.
김관영 도지사는 7일 기자회견을 통해 "갑자기 올림픽 유치를 선언하는 것이 아니다"며 "1년 반 전부터 준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전북도의 올림픽 비전은 '세계를 맞이하는 전통과 미래의 향연'으로, 전통문화와 첨단 기술을 접목해 고유한 문화유산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자연과 미래가 공존하는 혁신적인 축제의 장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와 전북도 간의 경쟁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대한체육회는 12일까지 2036년 하계 올림픽 유치신청서를 받는다. 2025년 1월 국제위원회를 거쳐 2월 대의원총회를 통해 국내 개최 후보 도시가 결정된다.
최종 2036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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