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고 아픈데 돌볼 사람 없어" 오세훈표 '外人간병인' 문 열리나

吳 "돌봄대란 가능성 높아…돌봄 노동 확대 방안 검토"
시범사업 중인 '필리핀 이모님' 비용 등 문제 노출…반복될 수도

(자료사진) 2024.8.6/뉴스1 ⓒ News1 공항사진기자단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대한민국이 초고령화 사회로 급격하게 접어들며 '돌봄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외국인 가사 관리사'를 넘어 '외국인 간병인' 도입 요구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이 가운데 '외국인 가사 관리사'의 국내 도입에 적극 나섰던 오세훈 서울시장이 최근 '외국인 간병인' 제도의 도입에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관련 제도의 서울시 도입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에서 '외국인 간병인을 도입하는 것은 어떤가'라는 질문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령화로 인해)앞으로 돌봄 노동자들이 굉장히 많이 부족한 '돌봄 대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며 "다양한 돌봄 노동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부터 본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했다.

외국인 간병인 제도의 도입은 대한민국이 급격히 늙어가며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듦에 따라 그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2030년대 15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때 '돌봄인력'은 많게는 71만 명이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한국은행은 올해 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요양보호사·간병인 등 돌봄 서비스직의 노동 공급 부족 규모가 2022년 19만 명에서 2032년 38만~71만 명, 2042년 61만~155만 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료사진) 2024.4.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서울시는 고용노동부 등 정부와 함께 국내에서 처음으로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제도화했다. 현재 시범사업이 진행되는 중이다. 오 시장이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필요성을 주창한 이후 급물살을 탄 사례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오 시장이 '외국인 가사관리사' 다음으로 '외국인 간병인' 제도까지 추진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실제 오 시장의 제안에 따라 속도가 붙기 시작한 외국인 가사 관리사 제도는 내달 초 시범사업 두 달째를 맞는다. 심각한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와 고용노동부가 도입한 '외국인 가사 관리사 사업'을 통해 현재 서울시 내 맞벌이 가정 등 169가정이 해당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다만 현재 초기단계인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이 몇가지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데, '외국인 간병인' 제도 역시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앞서 외국인 가사관리사 제도는 시범사업 시작 전부터 일부 논란을 빚었다.

가장 큰 논란은 '비용'이다. 오 시장은 저출생을 해결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값싼 필리핀 국적의 가사 관리사를 국내에 도입하자고 했지만 최저임금 등의 적용에 따라 국내 '외국인 가사 관리사' 이용 비용은 1일 8시간 기준 월 200만 원을 훌쩍 넘어선다.

제도 개선 없이 외국인 간병인 제도에도 같은 기준이 적용될 경우, 서비스 이용 가정의 비용 부담 역시 상당할 수준에 달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서울시는 외국인 가사 관리사에 최저임금을 차등적용해달라는 내용을 법무부 등에 건의하는 한편 비용 문제 개선을 위해 고용부와 의견을 조율 중이지만 고용부는 외국인 돌봄 인력에 '최저임금' 적용은 타협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 5월 '외국인주민 정책 마스터플랜'을 통해 발표하고, 정부에 외국인 간병인 도입을 적극 건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가사관리사, 간병인, 요양보호사, 의료 코디네이터 등 국내 인력 공급이 부족한 분야에서 외국인 인력 양성을 위한 취업학교를 신설하고 수료자에게는 일자리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