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끄럽다" 민원에 붙인 지하철 '실리콘 패드' 위생지적에 제거

8월부터 전동차 159칸 중 1칸 '시범 운영'…54개 의자에 부착
호기심에 '실리콘 패드' 떼면서 옷 보풀 붙어 '위생 관리' 지적

지하철 1호선 객실 스테인리스 의자에 붙은 실리콘 패드(서울교통공사 제공)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1호선 일부 객실 스테인리스 의자에 붙인 실리콘 패드를 모두 제거했다. 몇몇 승객이 실리콘 패드를 떼고 패드 표면에 이물질이 붙는 등 위생 문제가 불거지자 더 이상 유지하지 않기로 했다.

19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8월 지하철 1호선 전동차 159칸 중 1칸 54석에 시범 부착했던 실리콘 패드를 10월초 전부 떼어냈다. 내부 검토 결과 시범 운영을 멈추기로 결정했다.

이 패드는 스테인리스 소재 지하철 의자가 미끄럽다는 민원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스테인리스는 화재 방지를 위한 불연 소재이나, 승객이 앉는 자세에 따라 미끄러지는 경우가 있어서다.

실리콘 패드는 도입 후 위생 문제로 시민들의 지적을 받았다. 일부 승객이 의자에 붙은 패드를 떼내면서 접착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패드에는 머리카락은 물론 먼지, 옷 보풀까지 붙어 나왔다.

또 9월 서울시의회 임시회의에서도 스테인리스 관련 미끄럼 사고가 많지 않다며 실리콘 패드가 불필요하다고 짚었다. 김지향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올해 8월까지 스테인리스 의자와 관련 미끄럼 사고는 0건이었다. 같은 기간 민원 건수는 총 18건(2022년 6건·2023년 7건·2024년 5건)에 그쳤다.

미끄럼 방지 패드 도입 후 조사(댓글 분석·비대면 및 대면 측정·선호도 조사)에서도 시민 10명 중 7명(404명·68.2%)은 패드가 필요없다고 생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사 관계자는 "위생 문제와 예산 낭비 우려 등 여러 의견을 반영해 (미끄럼 방지 시범 사업을) 더이상 확대 시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현재 시범 설치된 패드는 모두 제거 완료했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