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잠원나루축제'에서 누에 먹이주고 나룻배 체험해요"

(서울 서초구 제공)
(서울 서초구 제공)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조선시대 왕비가 직접 뽕잎으로 누에를 치는 장면이 서초구에서 재현된다. 도심 아이들은 알록달록 꿈틀거리는 누에에게 뽕잎을 주기도 하고, 25일동안 성장하는 누에를 직접 키워볼 수도 있다.

서울 서초구는 19일 잠원체육공원에서 누에를 테마로 한 '잠원나루축제'를 연다고 17일 밝혔다.

'잠원(蠶院)'이란 명칭은 예부터 누에를 키워 비단실을 뽑던 지역 유래에서 시작됐다. 이 일대는 뽕나무를 재배하고 양잠을 치는 농가가 많았으며, 한강 변에 위치해 나루터가 있었다. 조선 초기에 국립 양잠소가 설치되기도 했다.

잠원나루축제는 이러한 잠원동의 유래와 전통을 알리고, 주민화합을 도모코자 2012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축제로 올해 10회를 맞았다. 특히 올해는 잠원동주민자치위원회가 주관하는 잠원나루축제와 함께, 서울특별시 민간축제 지원사업인 서울 실크로드 문화축제도 같이 열린다.

축제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하이라이트는 오후 12시 45분부터 시작되는 '왕비 친잠(親蠶)' 재현과 진상품 운송 퍼포먼스다. 친잠은 조선시대 왕비가 뽕을 따고 누에를 치는 전통적인 의식으로, 양잠의 중요성과 이를 장려하기 위한 의미가 담겨있다.

'왕비 친잠(親蠶)' 의식은 주민과 어린이가 전통의상을 입고 △왕비 친잠례를 알리는 공연 △뽕잎을 따 누에에게 주는 채상례(採桑禮) △누에고치 생산의 성과를 왕비에게 보고하는 '반상례(頒賞禮)' △수확한 고치를 왕비에게 바치는 '수견례(收繭禮)' 등으로 약 15분간 진행된다.

친잠의식 후에는 '진상품 운송 퍼포먼스'가 이어진다. 과거 잠원나루는 한강을 통해 충청과 영호남으로 연결되고 북쪽인 용산과 서빙고로 갈 수 있어 임금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과 물품이 오갔던 곳이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을 주민과 함께 기념하기 위해 뱃사공 의상을 입은 주민들은 무대 뒤편에 마련된 나룻배에서 쌀자루를 나르며 과거 역사를 재현한다. 방문객들은 명장이 만든 나룻배에 직접 탑승해 볼 수도 있으며 폴라로이드 촬영, 전통 의상 체험 등을 통해 도심 속 나루터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행사중에는 '누에생태체험관'이 열려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 곳에서 아이들은 알록달록한 컬러 누에 관찰과 뽕잎주기, 고치 목걸이 만들기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축제는 누에 총 3000마리를 준비해 방문객에게 분양해(인당 5마리 이내, 소진시까지) 약 25일간 누에의 한 살이를 관찰해볼 수 있다.

이와 함께 베틀 시연 관람, 실뽑기 체험, 명주로 만든 한복 등 다양한 물품 전시, 뽕잎 아이스크림·뽕잎차 시식 등 관련 전문가들이 누에의 성장 과정과 활용도 등 양잠업과 관련된 교육도 병행한다. 이밖에 각종 문화공연과 부대행사도 열린다.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10회를 맞아 열리는 이번 잠원나루축제가 잠원동의 역사와 의미를 살리고 주민 화합을 다지는 지역대표 문화 축제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