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가사 관리사 쉼터, 전쟁기념관·허준박물관 등 문화시설

근무가정 이동에 1시간 30분 소요…낮은 실효성 지적

필리핀 가사관리사가 지난 3일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첫 출근해 아이를 보고 있다. (서울시 제공) 2024.9.4/뉴스1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필리핀 가사 관리사에게 제공되는 쉼터가 전쟁 기념관,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외국인 가사 관리사 이용 가능 시설 현황' 자료에 따르면 현재 가사 관리사의 쉼터는 총 329곳이다. 모든 쉼터는 미술관 등 공공 문화시설이었다.

특히 용산구 전쟁기념관, 종로구 정독 도서관, 강서구 허준 박물관, 노원구 육군 박물관도 가사 관리사 쉼터로 지정됐다.

필리핀 가사 관리사가 근무지 이동에 상당한 시간을 쓴다는 점에서, 현재 쉼터의 경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서울시가 47명 근로자의 근무지 두 곳 간 거리를 '네이버 지도 대중교통 길찾기' 서비스를 통해 최단 시간으로 측정한 결과, 절반가량이 근무지 간 이동에 40분 이상의 시간을 썼다. 강서구 내발산동(첫 번째 가정)에서 강동구 고덕동(두 번째 가정)까지 무려 1시간 28분이 걸렸다.

한병도 의원 측은 "현재 쉼터 내역은 자치구별로 박물관, 미술관 등 공공 시설을 모아둔 것에 불과하다"며 "이번 시범 사업의 세부 운영을 맡고 있는 서울시가 책임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