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판 CES' 개막…걸음 돕는 로봇·장애물 앞 '말랑' 바퀴 떴다

[르포] 서울시 첫 ICT 전시회 '스마트 라이프 위크' 10~12일
오세훈, 보행 로봇 입고 '감탄'…세계 최초 '모핑휠'도 공개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라이프 위크에서 고령자의 일상 보행에 도움을 주는 보조 기구를 착용하며 계단을 오르고 있다. 2024.10.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다리에 힘을 꽉 주네요. 걷는 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초 안에 두 다리에 무언가를 채우고 계단을 가뿐하게 오르고 내렸다. 오 시장과 함께한 것은 근력 보조 웨어러블(입는) 로봇 '문워크'다. 사용자 움직임을 예측하고 부족한 다리 근력을 지원해 고령자가 힘차게 걸을 수 있도록 하는 로봇이다.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사회적 약자 등 사람에 방점을 둔 서울시 종합 ICT(정보통신기술) 행사인 '스마트 라이프 위크'(SLW)가 10일 베일을 벗었다. 서울시가 3년 내 '한국판 CES'(소비자 가전쇼)로 키우겠다며 처음 연 테크 전시회다.

12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크게 두 가지로 구성됐다. 첨단 기술을 통해 미래 도시 공간을 체험하는 '쇼룸'과 혁신 기업의 글로벌 판로 개척을 돕는 '기업 전시관'이다.

두 공간은 해당 기술이 어떻게 다양한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도시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지 설명하는데 주안점을 뒀다. 오 시장도 이날 기조연설에서 "IoT(사물인터넷)·클라우드 컴퓨팅 발전 속에서 누구도 기술에서 소외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는 (이번 행사에서) 약자가 편안하고 편리하게 스마트 라이프를 누리도록 최대한 시민 입장에서 고려했다"고 말했다.

코엑스 1층 B2홀 '쇼룸'에는 총 49개의 기업이 참여했다. '쇼룸'에서는 일상 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휴머노이드(인간을 닮은) 로봇이 돋보였다.

여러 로봇 중 가장 눈에 띈 것은 오 시장이 직접 착용해 본 '문워크'였다. 고령층을 위한 문워크는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가 만든 것으로, 2㎏ 무게로 다리 근력을 최대 30% 높이고 걸을 때 균형도 안정적으로 잡아줬다.

공원에서 쓰레기통을 찾아다니며 쓰레기를 수거하는 자율주행로봇 '개미'도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개미' 로봇은 서울 양천구 공원 3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 라이프 위크에서 현대자동차의 공공 모빌리티 콘셉트카 '스페이스'를 살펴보고 있다. 2024.10.10/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쇼룸'에는 현대차(005380),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SK텔레콤(017670) 등 국내 4대 그룹 핵심 계열사도 참여해 미래 도시 모습을 그렸다.

현대자동차는 휠체어를 타는 사람 등 누구나 탈 수 있는 다인승 공공 모빌리티 '스페이스 모빌리티'를 마련했다.

SK텔레콤은 국내 최초로 실물 크기 도심항공교통(UAM) 시뮬레이터를 전시했다. 이날 오 시장과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은 직접 UAM 기체에 올라타 서울 도심 하늘을 나는 체험을 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신혼부부·시니어 부부 콘셉트로 스마트홈 공간을 꾸몄다.

말동무 돌봄 로봇 '다솜이'. 2024.10.10. 오현주 기자

'기업 전시관'에서는 사회적 약자 대상 기술을 체험하는 공간이 눈에 띄었다. 대표적으로 대화형 챗봇(채팅 로봇) '챗GPT'를 탑재한 말동무·돌봄 로봇 '다솜이'는 "김치찌개 만드는 영상을 보여주세요"라는 말에 바로 관련 유튜브 영상을 띄워줬다.

장애물을 넘을 때 바퀴가 말랑해지는 세계 최초 '모핑(morphing·변형하는) 휠'은 이번 행사에서 처음 공개됐다. 이 바퀴는 일반 주행 시 단단한 원형 바퀴로 구르다가 장애물을 넘을 때는 바퀴의 모양이 유연하게 바뀌었다.

장애물을 만나면 바퀴 모양이 달라지는 '모핑휠'. 2024.10.10. 오현주 기자

휠체어 사용자나, 노약자 같은 교통 약자가 교통카드를 갖다 대지 않고도 지하철을 탈 수 있는 '태그리스' 기술도 볼 수 있었다.

다만 이번 SLW 행사는 참가 기업이 국내 위주인 점이 과제로 꼽힌다. 올해 행사에는 총 6개의 해외 기업만 참여했다. 이와 관련해 박진영 서울시 디지털 도시국장도 7일 브리핑에서 "올해는 전시 공간이 여러 외국 기업을 배려할 만큼 공간이 충분치 않았고, 체험을 제공하기 어려운 해외 기업도 여럿 있었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