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이 달리는 '시민의 발' 지하철…"가족 단위 승객 몰리는 날"

서울지하철 기관사 등 추석 5000여 명 근무
"휴일 꿈도 못 꾸지만 시민 안전 책임 자부심"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서울역에서 한 가족이 고향인 포항행 기차를 타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4.9.13/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추석에는 가족을 만나러 가는 시민들이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책임진다는 데 큰 자부심을 느낍니다."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서울지하철 4호선 상계승무사업소에서 근무하는 배승환 주임은 입사 후 두 번째를 맞는 올해 추석도 현장을 지킨다. '천만 시민의 발' 서울지하철은 멈추지 않기 때문이다.

1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기관사 등 직원들 대부분 평소와 비슷하게 근무한다. 추석 당일인 17일 근무 인원은 5093명이다.

차량과 기술, 역무직원들은 4조 2교대로 근무한다. 하루 2개 조가 주야간을 나눠 근무하고 나머지 2개 조는 쉬는 방식이다.

배 주임이 맡고 있는 열차 뒤 운전실에서 출입문 개폐와 안내 방송, 민원 처리 등을 담당하는 '차장'을 맡고 있다. 선로에 이상이 없는지, 안전 장애 요소가 없는지 확인하는 것도 차장의 몫이다.

배 주임은 "연휴에는 출퇴근하는 분들은 거의 없고 가족들과 함께 이동하시는 분들이 많아 혼잡도는 평소에 비해선 적다"면서도 "다양한 연령층들이 다양한 시간대에 이용하기 때문에 아이나 어르신 등이 길을 잃지 않도록 평상시보다 긴장하면서 운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1·6호선 동묘앞역 역무원으로 일하는 박정민 대리도 "추석이라고 다를 건 없지만, 지방에서 가족분들을 보려고 오는 분들이 많아서 서울 지하철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자주 보인다"며 "어디서 환승해야 하는지, 몇 번 출구로 나가야 하는지 이런 안내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박 대리는 승객들이 표를 끊거나 승차 게이트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도와주고, 시설물을 점검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그는 명절엔 평소보다 승객들의 안전에 각별히 신경을 쓴다고 했다.

박 대리는 "기차나 비행기로 환승하실 때 시간이 임박해서 서두르는 분들이 있는데 위험할 수 있어서 안전에 더욱 신경 쓰고 있다"며 "명절 선물을 한 아름 들고 타셨다가 두고 내리는 경우도 있어서 그런 것도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2018년도에 입사한 그는 벌써 12번째 쉴 틈 없는 연휴를 보내고 있다. 그는 "부모님도 이제는 익숙해지셔서 해외여행을 가신다"며 "초반에는 연휴에 쉴 수 없어 아쉽기도 했는데, 제가 해야 할 업무를 하는데도 '고생하신다, 감사하다'는 인사를 해주시는 승객분들이 많아 항상 뿌듯하다"고 전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