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동 땅꺼짐 원인 지형·폭우 등 복합적…GPR 탐사 강화"(종합)

서울시 "사고 지역, 매립층으로 이뤄져 지반 불안정"
30년 이상 노후 상하수관로 정비, GPR 탐사 강화 예정

29일 서울 서대문구 성산대교 방면 성산로에서 땅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해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현장감식을 실시하고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승용차에 탑승 중이던 70대 여성과 80대 남성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2024.8.29/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이설 기자 = 지난달 29일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도로에 발생한 땅꺼짐(싱크홀)은 불안정한 지형·폭우·지하 매설물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울시가 현재 보유한 GPR(지표투과레이더)로는 지하 2~3m까지 탐지하는 데 한계가 있는 상태다. 시는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GPR 장비의 성능 검증 기준을 높이고 새로운 지반 침하 예방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정성국 서울시 도로기획관은 4일 오후 서울시청에서 브리핑을 열고 "(문제가 된 싱크홀은) 궁동공원과 경의선 철도 사이 경사지 중간에 위치해 지하수 흐름이 강한 지형이었다"며 "(지형이) 매립층(다른 곳에 있던 흙을 옭겨다 메운 지층)으로 이뤄져 있어 지반이 상대적으로 불안정했고, 7~8월 집중호우와 폭염 등 기상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고 말했다.

이어 "비가 많이 와서 지하수위 급변으로 인한 지하 토사의 유실 가능성도 있다"며 "근처 '사천 빗물 펌프장' 공사로 인한 지하수 유출이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하수도 폐관·가스관·상수도 폐관 같은 지하 매설물 영향으로 연희동에 땅꺼짐(가로 6m·세로 4m·깊이 2.5m)이 발생했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서울시 측은 "하수도 폐관·가스관에 계속 쌓여있던 토사가 토질(땅의 질)에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며 "도로 침하는 굉장히 장기적으로 (여러 요인이) 발생했던 것으로 (싱크홀 사고 일대) 지하 매설물을 전수조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는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장 대상 특별점검도 추진한다. 현재 전문가는 지하에 공동이 발생했고, 결국 도로 하부의 토사가 일시에 유실돼 포장면이 파괴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사천 빗물펌프장' 공사로 인한 직접적인 원인은 발견되지 않았다다.

그럼에도 여러 요인으로 갑자기 발생하는 지반침하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가 커진 만큼 이러한 사전 예방 개선안을 마련했다.

앞으로 시는 공사장 인근 성산로 일대를 대상으로 GPR 탐사를 월 1회 실시하고, 현장 공사 관계자가 주2회 공사장 일대를 육안 점검하도록 한다. 공사장 주변에는 진동계, 지하수위계를 추가로 설치하고 지반 시추조사를 통해 지반안전 관리를 강화한다.

아울러 지반 침하 위험을 사전에 파악하고자 GPR 성능 검증 기준을 높인다. 정성국 기획관은 "서울시는 GPR 탐사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지자체에 비해서는 앞서 나가고 있지만 현재 GPR 장비로 지하 2~3m까지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보완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반침하의 주요 원인이 되는 '노후 상하수관로'에 대한 개선 작업도 강화한다. 전체 상수관로 1만 3350㎞ 중 2040년까지 30년 이상 된 상수관로 총 3074㎞를 정비할 계획이다. 우선 올해는 상수도관 62.5㎞를 정비하고, 내년에는 64.6㎞를 정비할 계획이다.

이달부터는 30년이 넘은 모든 하수관로에 대해 폐쇄회로(CC)TV가 장착된 내시경 카메라를 활용해 정밀 조사하고, 30년이 도래하는 하수관로에 대해서도 연차별로 계획을 수립해 정비한다.

그는 "상하수관로가 파손 되면 지방 침하 피해가 상당히 크게 나타난다"며 "지금은 CCTV 촬영기를 통해서 관로를 하고 있지만 30년 전에는 그렇지 않았기에 제대로 관리하고자한다"고 말했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