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푹, 저기 푹' 서울 땅꺼짐 올해만 11건…"물귀신 같은 폭우가 원인"
최근 10년간 싱크홀 227건…"비 오면 흙 쓸려 빈 공간"
- 오현주 기자, 박우영 기자
(서울=뉴스1) 오현주 박우영 기자 = 올해 서울시에서 땅 꺼짐(싱크홀) 현상이 11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4건은 아직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최근 서울 곳곳에 땅 꺼짐 문제가 잇따르는 데는 잦은 폭우 등 기후 변화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시내에서는 깊이 1m 또는 면적 1㎡ 이상 규모 땅꺼짐이 총 11건 있었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발생한 땅꺼짐 현상은 총 227건 수준이다.
올해 발생한 11건 중 4건은 아직 구체적인 원인이 파악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상하 수도관 등 지하 시설물이 원인이 돼 땅꺼짐 현상이 일어나면, 원인 조사가 빨리 나오는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서울시 측은 "해당 4건의 경우 원인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폭우 등 기후 변화가 땅꺼짐 발생을 유발했을 거라고 입을 모은다. 일반적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 지표면에 물이 침투해 지하수 수위를 상승시키고, 풍화토가 지하수 영향으로 이동하면서 그 자리가 빈 공간이 될 경우 땅꺼짐이 발생한다.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많은 비가 오면 누수량이 늘고, 흙이 더 많이 쓸려내려간다"며 "그러다 보면 빈 공간이 생길 수 있고 땅 꺼짐 현상이 당연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원철 연세대학교 토목공학과 명예교수는 "통상 땅꺼짐 현상에는 폭우 같은 기후 영향이 절대적"이라며 "폭우가 오면 땅속 지하수 흐름이 세지고, 흙을 더 많이 끌고가 공동(땅속 빈 구멍)이 생기고, 흙에 구멍이 생기니깐 땅이 쉽게 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 교수는 "비가 오면 하수관로나 지하철역 주변으로 물 흐름이 많이 생기는데, 물은 '물귀신'처럼 절대 혼자 가지 않고 흙을 끌고 간다"며 "물이 흐르면서 흙 입자를 끌고 가니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싱크홀이 발생하기 전 나타나는 전조 현상에도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도로가 울퉁불퉁해지거나 일부가 깨지는 현상, 물이 갑자기 솟아나거나, 비가 오지 않았는데도 도로가 젖는 현상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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