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어색해진 한중일 관계…베세토 협력 본격화 기대"
오 시장 "중·일 젊은층, 한류에 큰 애정…화해 협력 분위기"
"국가 간 관계 회복은 지체…3국 교류시 시민의 삶도 개선"
- 오현주 기자
(베이징=뉴스1) 오현주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어색해진 한중일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베세토(베이징·서울·도쿄의 영문 앞 글자) 세 도시의 우호 협력관계를 본격화하자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달 31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한 오 시장은 동행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10여 년 전 시장직을 수행할 때와 비교해 한중일 3국 관계가 굉장히 어색하고 소원해졌다"며 "현재 중국·일본의 젊은이들은 한류에 굉장히 큰 호감과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세 국가 간에) 꾸준히 튼튼한 뿌리가 내리도록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과 베이징, 도쿄는 1990년대부터 영문 이니셜에서 따온 베세토(BeSeTo)로 불리며 교류해 왔다. 1995년에는 베세토 협력 체계를 구축해 이후 청소년 배구대회, 미술전 같은 문화·체육 교류 행사를 진행했다.
다만 정세가 변하고 코로나19 사태로 교류가 크게 줄었다. 오 시장은 "3국간 민중들 사이에서는 화해 협력의 분위기가 싹이 돋고 있는데 정부는 (화해 협력 분위기를) 쫓아가지 못하는 지체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지자체 차원에서 먼저 벽을 깨고자 지난해 일본 도쿄에 이어 베이징 방문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행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일 관계가 다른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올해 5월에도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렸고, 중국 각 성시에서 서울시를 방문하겠다는 의사가 꽤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10월 열리는 한국판 CES(세계 최대 IT 전시회)인 '스마트 라이프 위크'(SLW)가 국가 간 교류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
오 시장은 "중국 측은 우호 협력관계의 재개에 있어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느꼈다"며 "특히 북경시와 충칭시가 10월 스마트 라이프 위크에 어떻게 반응을 하는지 보면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인근 국가 간 교류가 활발해지면 시민의 삶 역시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한국 버스 정류장에서 일명 '엉따'(엉덩이가 따뜻한 의자)를 만들며 속으로 어느 도시가 이런 걸 하겠냐는 자부심이 있었는데, 중국 충칭에서도 하는 걸 보며 자부심이 무너졌다"며 "중국 지방행정의 애민 정신을 보며 지자체장으로서 느낀 게 많기에, 나아가 3개 도시가 서로 교류한다면 시민들의 삶의 질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 시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신임 당대표 체제를 두고 "대통령과 만남은 새로운 지도체제가 출범한 이후 당연히 있어야 하는 바람직한 일"이라며 "대통령께서도 행정적인 측면에서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며, 이인 삼각관계의 첫걸음이 순행하고 있고 계속 순행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소속 시도지사 12명이 협의회를 발족하고 당정 협의 참여를 요구한 것에 대해서는 "출국하느라 모임에 가지 않아 정확한 의도를 알 수 없다"면서도 "서울시는 재정과 행정력도 갖추고 있어 중앙 정부 도움으로 처리할 일이 많지 않지만 다른 지방은 상황이 달라 갈등도 많았기에, (행정적 필요성에서) 제안한 것 같다고 짐작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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