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 마감재 내려앉은 아현역…오세훈 "쾌적·특색있게 개선 주문"
'1984년 개통' 노후 아현역, 천장 자재 갈라지고 조명 꺼져
냉방시설 부재…백호 "매일 관리하나 천장 등 개선 필요"
- 오현주 기자
"환경 개선 계획을 잘 세워주세요"(오세훈 서울시장)#. 강풍을 동반한 거센 장맛비가 온 22일 오후. 1984년 5월 개통한 서울 지하철 2호선 아현역 승강장의 천장 마감재는 갈라져 내려앉았다. 일부 형광등은 전원이 들어오지 않았다. 또 천장에 달린 냉방시설조차 없어 승객들은 손으로 연신 부채질하며 지하철이 오길 기다렸다.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가 노후화된 아현역 대합실과 승강장 환경을 전면 개선한다.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예상 완공 시기는 2027년 1월이다. 공사는 △마감재·조명 교체 △공기질 개선 설비 △정식 냉방시설 설치를 추진한다.
22일 서울시와 공사에 따르면 개통된 지 40년이 넘은 아현역은 공사가 운영하는 지하 250개 역 중 가장 오래됐다. 하지만 전면 환경 개선 작업이 이뤄진 적이 없었다.
이날 아현역을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서울 마포구)은 마감재가 떨어진 승강장 천장에 주목했다.
현장 방문에 동행한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매일 관리하고 있지만 아현역 천장을 보면 (자재가) 계속 떨어질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며 "(환경 개선 작업 없이) 개통할 당시 그대로"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아현역 승강장에 정식 냉방시설이 없는 점도 살펴봤다. 공사 측은 "현재 천장 마감재 탈락뿐만 아니라 콘크리트 낙하 및 누수 발생, 냉방설치 미설치 등으로 이용환이 상당히 열악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승강장에는 이동식 간이 냉방기가 설치된 상태다. 50대 주부 김 모 씨는 "지하철 승강장에 놓인 이동식 냉풍기에서 매일 더위를 식히고 있지만 그래도 열악하다"며 "더위가 심해 세네명이 옹기종기 냉풍기 앞에 모여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시와 공사는 아현역이 지역 명소가 되길 기대한다. 공사는 아름다운 조명으로 유명한 대만 타이베이 미려도역(美麗島) 등을 벤치마킹 사례로 꼽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공사를 향해 "아현역이 쾌적하고 특색있는 역사로 거듭나도록 5호선 여의나루역 '러너스테이션'을 비롯해 국내‧외 역사 환경 개선 우수사례를 참고해 추진해달라"며 "무엇보다 계획 단계부터 인근 주민과 상인의 의견을 충분히 청취해 진행해 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훈 의원은 아현역 일대 활성화 방안으로 도시형 마켓 조성을 제안했다. 조 의원은 "아현동 출생률은 서울시의 2배이고, 그만큼 젊은 부부들이 많다"며 "'젊은층이 기분 좋게 갈 수 있는 도시형 업스케일(upscale) 마켓이 좀 있으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사는 역사 폐쇄방식 공사도 검토하고 있다. 이 경우 준공 시기는 최대 7개월 단축할 수 있고 사업 예산은 115억 절감될 것으로 보인다. 공사 측은 "현재 검토 중이며 주민들의 의견 수렴 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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