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 '태극기' 시민 손에 달렸다…전면 철회되나

서울시, 8월15일까지 한 달 동안 시민 '의견수렴'
부정적 의견 여전…오세훈 "의견 듣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1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가상징 공간 조성 관련 기자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가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겠다고 한 이후 잡음이 끊이지 않자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2024.7.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는 서울시의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을 두고 각종 비판이 잇따르자 시가 결국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시의 관련 계획에 여전히 부정적 시각이 지배적인 가운데 최종 결정권을 쥔 시민 의견에 따라 계획이 전면 철회 혹은 대폭 수정될지 관심이 쏠린다.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홈페이지에 전날부터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과 관련한 의견수렴 창구를 만들었다. 시는 8월 15일까지 한 달 동안 시민들의 의견을 받고, 제안된 의견을 토대로 설계공모 지침 및 심사기준을 수립해 설계 공모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시가 시민들을 상대로 의견을 듣는 것은 '국가상징공간' 조성 계획과 관련해 각종 비판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5일 제74주년 6·25를 맞아 발표한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건립 방안에서 11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광화문광장을 '국가상징공간'으로 조성, 이를 위해 광장에 태극기 게양대와 미디어 파사드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발표와 동시에 정치권,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태극기 설치 여부와 장소, 디자인, 예산 등을 두고 '지나친 애국주의', '예산낭비' 등의 지적이 불거졌다.

광화문광장에는 이미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 동상이 있는데 여기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추가로 설치하는 것은 지나치게 애국심을 강요한다는 주장이다. 서울시와 국가상징공간 조성을 함께 하는 국토교통부와 국가건축정책위원회에서도 사전에 협의가 없었다며 반발하는 등 분위기는 더욱 부정적으로 흘렀다.

오 시장은 11일 직접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번 계획에 대해 설명하는 한편 국가상징조형물의 형태, 높이, 기념할 역사적 사건과 인물 등 모든 부문에서 "시민의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다만 오 시장은 이번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되 국가상징공간을 조성하는 사업 자체는 계속 추진하겠다고 했다.

앞으로 한 달간의 시간에 어떠한 의견이 접수될지 아직은 알 수 없지만 현재의 분위기가 이어진다면 '전면 철회' 등의 부정적 의견이 다수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시민의 의견에 따라 이번 계획이 전면철회되거나 크게 수정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다.

시민들 역시 적극적으로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의견수렴란이 만들어진 지 만 하루도 안된 전날 오후 4시 기준 접수된 시민 의견은 29개다.

한편 광화문광장 내 국가상징시설 조성은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 설계 공모를 추진하고 2025년 4월까지 기본·실시 설계 후 같은 해 5월 착공, 12월 준공이 목표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