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수 마포구청장 "올해 쓰레기 30% 줄인다…소각장 건설 취소될 것"

[민선8기 2년]"마포구민 행복지수 1위…복지 정책 덕분"
"홍대 레드로드 성공…11개 골목상권 연결해 상권 활성화할 것"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마포구청 제공)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마포구는 올해 안에 쓰레기 30% 줄이는 것을 보여줄 것이고, 그걸 보고도 소각장을 짓는다면 강행하는 쪽이 나쁜 쪽이 될 것입니다."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은 민선 8기 2주년을 맞아 뉴스1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쓰레기 소각장을 현대화해서 좋은 설비를 갖추겠다는 것이라면 찬성이지만 추가로 소각장을 지을 필요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구청장은 임기 2년 차 가장 어려웠던 점으로 서울시와 오랜 갈등을 빚어온 마포 신규 자원회수시설(소각장)을 들었다. 서울시는 11월까지 환경영향평가를 마무리하고 계획의 적정성 검토, 설계, 마스터플랜 수립을 거쳐 계획대로 내년 소각장을 착공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마포구민의 반발이 거세다.

박 구청장은 1월 24일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구민 5만 6867명의 소각장 반대 서명부와 함께 마지막 정책 제안을 했다. 마포구는 쓰레기 감량을 위한 '폐기물 감량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커피찌꺼기 재활용 △사업장폐기물 배출자 신고 의무 강화 △소각제로 가게 확대 등 정책을 통해 올해 1만 톤의 쓰레기 감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오세훈 시장은 결국 내 의견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쓰레기 성상 변화로 인해 70~80%밖에 가동할 수 없는 서울시 내 4개 자원회수시설을 적절하게 개보수한다면 서울시가 주장하는 1000톤의 소각 쓰레기 처리를 위한 소각장 추가건립은 불필요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울시에서 기피 시설 천국인 마포구의 희생을 뒤로 한 채 소각장 추가 건립을 강행하려 하다 보니 이를 저지하기 위한 불필요한 많은 행정력이 소모되어 아쉬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구청장실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마포구청 제공)

박 구청장은 올해 뜻깊었던 점에 대해선 마포구민 행복지수가 1위를 기록한 순간을 꼽았다. 지난해 서울시가 추진한 '서울서베이 조사' 결과 마포구는 25개 자치구 가운데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다. 마포구는 2022년 행복지수 10위에서 1년 만에 1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박 구청장은 "마포구의 행복지수가 높아진 것은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조건들을 충족시켜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르신, 장애인 등 소외 계층을 위한 정책들도 한몫했다"고 했다.

박 구청장은 75세 이상 어르신 주민참여 효도밥상을 마포구의 대표적인 복지정책으로 전았다. 그는 "제가 만난 82세 어르신은 지난해 봄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삶의 의욕을 잃었는데, 효도밥상을 먹으러 오기 위해 장롱에서 옷도 빼입으시고 하면서 행복해졌다고 한다"며 "자식분들이 구청으로 감사 인사를 할 때가 많은데 그때마다 뿌듯하다"고 회상했다.

다만 그는 "효도밥상도 정부, 시에서 1원도 지원을 받지 못하고 구민들이 1년 동안 후원금 11억 원 정도 모아 진행한 사업"이라며 "중앙정부에서도 효도밥상의 취지에 공감하고 있는 만큼 예산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지난해 5월 조성한 홍대 레드로드도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상권 활성화에 큰 효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도시 개발은 스토리텔링이 중요한데 레드로드가 대표적"이라며 "역사 문화유적지는 변하지 않지만 먹거리, 즐길거리, 관광지는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구청장은 "처음엔 주차공간을 없앤다, 빨간 도로가 이상하다는 등 말들이 많았는데 결국 관광 활성화라는 성과로 보여줬다"고 말했다. 최근 신한카드 빅데이터 연구소 조사 결과 지난해 20대가 주말에 외식을 위해 자주 찾는 지역으로 홍대, 합정 상권 중심의 마포구가 1위를 차지했고, 올 4월 말에서 5월 초 슈퍼위크 기간 홍대 상권의 올리브영 매출은 전년 대비 409% 급증했다.

박 구청장은 추가로 관내 11개 상권을 연결해 관광객 유입을 늘리는 것은 물론 골목 상권을 활성화하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하반기 마포순환열차버스를 도입해 마포구 11개 상권을 연결해 망원, 합정(연트럴파크)뿐만 아니라 관내 상권이 모두 살아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구는 예매와 함께 주요 코스 설명, 관광지 정보를 제공하는 마포순환열차버스 앱도 개발 중이다.

구는 하반기엔 대장-홍대선에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을 신설하기 위해 힘쓸 예정이다. 대장-홍대선 노선에는 마포구에 속하는 3개역(가칭 상암역, 성산역, 홍대입구역)이 포함됐으나 DMC역은 제외된 상태다. 박 구청장은 "5월 31일 대장-홍대선 DMC역 신설을 위한 타당성 조사 착수보고회를 개최했고 용역이 마무리되는 9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조사 결과와 함께 주민 청원서를 전달해 구의 강력한 의지를 표명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박 구청장은 구민 '민원' 해결과 함께 '청렴 행정'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2년 동안 43만 건의 민원을 해결했다"며 "100% 다 해결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대다수는 해결했다"고 자신했다. 그러면서도 "퇴근 후에는 가급적 이해 관계인들, 재개발 역세권 관계자들은 만나지 않으려고 한다"며 "구청장실에도 CCTV를 설치할 정도로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끝으로 박 구청장은 "마포구는 서울시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곳이기 때문에 새로운 도시로 바뀔 가능성이 제일 높다"며 "앞으로 마강초(마포·강남·서초)의 시대를 열 것"이라고 덧붙였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