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영기념관, 남산예장자락서 사직동으로 이전…'시민 벗집'으로

20세기 미국 선교사들이 지은 서양식 주택 '묵은집'으로 이전
다음 달 17일 이전 뒤 특별전 열 예정

이회영기념관 이전 예정지인 사직동 묵은집의 현재 모습.(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서울시 산하 '이회영기념관'이 다음 달 17일 종로구 사직동의 옛 선교사 주택 '묵은집'에 재개관한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기념관이 이전하는 옛 선교사 주택은 20세기 벽두 사직동 언덕에 들어선 서양식 주택으로, 미국 남감리회가 조선 땅에 파송한 선교사들이 살던 곳이다. 근대 건축물 고유의 미감과 가치를 지닌 사직동 묵은집은 2019년 서울시가 우수건축자산으로 지정한 공간이기도 하다.

이회영 선생의 아호인 우당(友堂)은 우리말로 '벗집'을 뜻한다. 온 집안 사람들과 함께 목숨과 재산을 바쳐 독립운동에 나섰던 우당 이회영 선생과 그의 형제들, 동지들을 기리는 공간인 이회영기념관은 2021년 6월 남산예장자락에 개관해 이날(23일) 운영을 마치고 이전한다.

이회영기념관은 새 단장을 마치는 대로 특별전을 열 예정이다. 새 기념관 방문은 다음 달 17일부터 가능하며 자세한 내용은 이회영기념관 누리집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종걸 이회영기념관 관장은 "새 이회영 기념관 마당에는 200년 넘게 묵은 느티나무와 백 살은 먹은 느티나무가 나란히 서 있어 이회영 선생이 조국 광복을 위해 독립투쟁을 결심한 '쌍회정'에 다시 돌아온 셈"이라며 "새 둥지를 틀게 된 공간에서 시민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승원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오래도록 닫혀 있던 사직동 묵은집이 '시민 벗집'으로 새로 태어나는 것은 많은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이름과 같은 삶을 살았던 이회영 선생의 삶을 기리는 일"이라며 "이 아름다운 집에 가치를 보탤 수 있도록 시민들의 관심과 발걸음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