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헌 종로구청장 "창신동 2020년대판 코엑스…북촌엔 버스 드롭"

[민선8기 2년]"서울 스카이라인 바꾸고 강북 도약 마중물"
"북촌 오버투어리즘 해결 집중…추가 건축 규제 완화 절실"

정문헌 종로구청장 (종로구 제공)

"'창신동 재개발' 사업이 계획대로 간다면 '2020년대 판 코엑스'(COEX)가 나올 겁니다. 상업 공간과 주상복합 지역은 물론이고 드론도 날아다닐 수 있는 공간도 들어와 강북권의 그림이 바뀔 거예요"민선 8기 취임 2주년을 맞은 정문헌 종로구청장은 뉴스1과 인터뷰에서 2년간 추진했던 '창신동 재개발' 사업을 두고 "서울의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바꾸고 강북권이 다시 변화할 수 있는 마중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1) 오현주 기자 = 현재 종로구는 창신동 남측 10만 9090㎡ 규모 상업 지구를 단일한 계획으로 통합해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일명 '창신동 미래 도시'라는 초대형 프로젝트로 해당 부지는 강남 코엑스와 맞먹는다.

정 구청장은 "과거 이 지역은 건너편에 동대문 이스턴 호텔, 신발 도매 상가가 있던 곳인데 땅 정리가 잘 안돼 20년간 개발을 못 했다"며 "현재 계획대로라면 녹지 공간 규모가 (전체의) 50% 정도를 차지하면서 종로에서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까지 지하로 연결된 지하도시가 구축된다"고 설명했다.

구는 창신 1~4구역 도시 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이후 시와 구 합동회의 및 유관부서 협의 등 절차를 거쳐 계획 변경 입안을 상정한 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절차와 변경결정 고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사실 '창신동 재개발 프로젝트'는 정 구청장의 구정 운영 철학인 '종로 모던'과 맞닿아있다. 쉽게 말해 '종로 모던'은 수요자 중심 행정을 말한다.

정 구청장은 "창신동 재개발을 포함해 모든 사업에 '종로 모던' 철학을 염두에 뒀다"며 "취임 2년을 맞은 지금은 '종로 모던'이라는 개념을 잡아놓은 것 같다"고 했다.

정문헌 종로구청장 (종로구 제공)

종로 모던 철학이 깃든 대표적인 성과로는 지방자치단체(지자체) 최초 권역별 보건소 사업인 '건강 이랑'을 꼽았다. '건강 이랑'은 집앞에 있는 보건소다. 과거에는 다양한 증상을 겪는 수요자가 검진을 위해 여러 시설을 방문해야 했다면 이제는 집 가까운 권역별 센터 한곳에서 다양한 통합 서비스를 받아볼 수 있다.

정 구청장은 "기존 공급자 중심의 보건소를 수요자 중심 건강 서비스로 전환했다"며 "특정 질병만 집중적으로 진단하는 보건소가 아니라 동네 주치의가 환자를 종합적으로 케어하는 개념"이라고 말했다.

또 구는 구민과 소통하며 종로가 '문화 1번지' 자리를 유지하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대표적으로 노숙자 등이 몰려 슬럼화된 3·1운동 성지 '탑골공원'의 담장을 허물고 서문이 복원되도록 추진한다.

그는 "장기적으로 탑골공원 내 원각사지 10층 석탑 관람의 접근성을 높이도록 유리보호각을 제거하고, 3·1절 기념관 건립 등을 추진 할 것"이라며 "독립문처럼 젊은층도 많이 오고, 남녀노소 누구나 방문해 힐링하고 우리만의 '얼'을 느끼는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종로만의 관광 인프라 개선을 위해서는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북촌한옥마을 투어 등 시내 관광이 늘면서 주민들이 소음과 쓰레기 문제를 제기하고 있어서다.

정 구청장은 "일부 관광객은 북촌 한옥마을 골목에 쓰레기를 버리고 몰래 배변을 보는 등 여러 문제가 잇따르고 있다"며 "북촌을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해 유럽처럼 '버스 드롭존'(정해진 지점에 버스가 정차해 관광객이 내리면, 인근에서 버스가 대기하다 승객을 다시 태우는 공간)을 만들면, 관광객이 북촌 인근 다양한 지역도 돌아보면 인근 상권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북촌 특별관리지역 지정고시 및 조례 개정을 거쳐 10월부터 관광객 '방문시간 제한'이 시범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관광버스 통행 제한구역은 실시 설계와 심의를 거쳐 내년 하반기 시범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광화문이 '글로벌 미디어 랜드마크'가 되길 기대했다. 올해부터 광화문 광장과 세종대로 일대가 옥외 광고물 자유표시 구역으로 설정됐기 때문이다.

그는 "공익 광고 시간에 전문 작가들로부터 공모한 작품을 선정해 올릴 것"이라며 "이 공간은 작가들에게 최적의 전시 영역이고, 장기적으로 미디어 파사드, 키네틱 아트 등 옥외광고물에 ICT(정보 통신 기술)가 접목된 디지털 사이니지를 통해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 구청장은 '건축 규제 완화'가 더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올해 1월 구기 평창지구(20→24m), 경복궁 고도지구(16→18m) 등의 고도 제한을 풀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시민 의식이 성숙해지면서 인왕산 자락이 난개발되면 자산 가치가 떨어지는 것을 주민들도 잘 안다"며 "이런 점을 서울시에서도 고려해 (요구를) 받아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주민 생활의 개선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자연 경관 지구 조례 개정과 지구 단위 계획 등 중복규제지역에 대한 충분한 규제완화가 절실하다"고 덧붙였다.

woobi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