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수 서초구청장 "15년 숙원 '고터사거리 횡단보도' 내년 상반기에"

[민선8기 2년]"일상의 중요성 깨달아…불편함 없애는 것에 주목"
"오프라인 활성화 위해 규제 대못 뽑아…구민의 목소리는 '보약'"

전성수 서울 서초구청장. (서초구 제공)

(서울=뉴스1) 권혜정 이설 기자 = 서초구는 '살기 좋은 도시'로 유명하다. 각종 조사에서 항상 '살기 좋은 도시' 상위 1, 2위에 이름을 올린다. 지난해 구가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10명 중 9명이 "서초구에 계속 거주하고 싶다"고 답할 만큼 구민들의 만족도가 유독 높다.

민선8기 취임 2년 차를 맞아 '뉴스1'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전성수 서초구청장은 "10명 중 9명 이상이 계속 거주하고 싶다는 결과는 굉장히 기쁘면서도 구청장으로서는 한편으로 겁이 나는 수치"라며 "구민들이 체감하는 만족도를 매일 0.1점씩이라도 올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초구의 높은 삶의 만족도는 구민으로부터 나온다고 했다. 전 구청장은 "서초구가 보유한 최고의 인프라는 바로 '구민'"이라며 "행정은 구민의 눈높이에 맞춰가기 마련으로, 수준 높은 구민들이 만족할 만한 각종 정책을 펼치다 보니 이렇게 좋은 결과를 받을 수 있었다"고 했다.

전 구청장의 포커스는 '일상'에 맞춰져 있다. 그는 "취임 직후 코로로19 사태를 겪으며 '일상회복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온전한 일상'의 중요성을 크게 깨달았다"며 "지속 가능하면서도 연속성이 있는 행정을 위해 주민이 일상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하나둘씩 바꾸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는 각종 공약의 실현으로 이어졌다. 전 구청장은 후보 당시 내세웠던 공약의 60% 이상을 2년 만에 이행했다. 이 덕분에 구는 전국 299개 시·군·구의 공약 이행률 등을 평가하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로부터 8년 연속 최고 등급을 받기도 했다.

전 구청장은 지난 2년간 가장 보람 있었던 사업으로 고속터미널 사거리와 반포동 사거리 횡단보도 조성 작업 착수를 꼽았다. 고속터미널 사거리와 반포사거리 횡단보도 조성은 대표적인 구민의 숙원사업이다.

그는 "특히 고속터미널 사거리 횡단보도 조성은 15년간 주민들이 간절히 바라던 것이었으나 인근 지하상가인 고투몰 상가 상인들의 극렬한 반대로 실현이 어려웠다"며 "고투몰 상인들을 설득하기 위해 수십차례 협의를 진행하며 소통을 이어온 결과 횡단보도 조성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고투몰 상인들의 목소리에도 집중했다. 고투몰 상인들은 횡단보도 조성과 함께 고투몰 일대가 '관광특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전 구청장은 즉각 고투몰 관광특구 지정에 착수했고, 서울시가 마무리 검토 작업 중이다. 그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고속터미널 사거리에 횡단보도가 조성될 것"이라며 "인근 주민들이 바라던 반포동 사거리 횡단보도 역시 연내 개통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전 구청장은 '서울 최초' 시도로도 유명하다. 서초구는 지난 1월 서울시 자치구 최초로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하는 한편 지난달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을 대폭 완화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는 "코로나19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몰리기 시작했고, 절반 이상의 소비자들이 온라인에서 물품을 구입하는 상황에서 해외직구까지 들어오며 이제 대형마트는 '약자'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최초 시도'를 위해 서초구에 위치한 11곳의 골목상권과 수십차례 만났다. 이를 바탕으로 전 구청장은 '최초 시도'를 이뤄낼 뿐만 아니라 골목상권 소상공인들의 요구 역시 실현시켰다.

상인들은 특히 말죽거리 일대 골목이 '골목형 상권'이 될 수 있도록 할 것과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물품을 중소슈퍼에서도 판매 가능하도록 할 것, 또 중소슈퍼가 준대규모점포(SSM)로 전환할 때의 전환할 때 요건을 완화시켜달라고 했고, 전 구청장은 협의 끝에 이를 이뤄냈다.

전 구청장은 "오프라인과 온라인간의 경쟁시장이 된 상황에서 오프라인의 활성화를 위해 각종 규제의 대못을 뽑아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결국 소비자와 중소슈퍼, 대형마트 모두가 '윈,윈,윈' 하게 된 것으로, 무엇보다 서초의 이 같은 시도로 전국에서 각종 규제 완화의 시발점이 생겼다는 점이 기쁘다"고 말했다.

전성수 서울 서초구청장. (서초구 제공)

서초구는 '대규모 재건축'도 한창이다. 가로 정비와 리모델링 등을 포함해 총 83곳에서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그는 재건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강조했다. 연일 높아지는 금리에 공사비 등을 고려할 때 중요한 것은 하루라도 빨리 재건축 사업을 끝내는 것이라며 "찾아가는 재건축 콘서트 등을 통해 설명회를 진행,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건축 과정에서 공공시설 조성 등 공적인 면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며 "재건축 단지를 점이라 표현하면, 점과 점을 잇는 선이 공적인 영역"이라며 "이 선들, 즉 주민 모두가 누릴 수 있는 공공시설들이 잘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치구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살기 좋은 서초' 타이틀이 유지되는 이유 중 하나는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이다. 전 구청장은 "4년 전 70점대 후반이던 미취 학아동 보육 만족도가 올해 91점으로 올랐다"며 서울형 모아어린이집의 전신이 된 서초 공유어린이집과 역시 '서울형 아이돌봄비'의 모델이 된 서초의 손주돌보미 서비스, 그리고 공동육아 등을 꼽았다.

전 구청장은 보육 관련 서비스의 규제 완화도 검토 중이다. 그는 "손주돌보미 서비스의 경우 서초에 일정 기간 거주해야 이용이 가능한데,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서초에 거주하는 즉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전 구청장은 남은 2년에 대해 "주민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항상 레이다를 켜고 탐지해야 한다"며 "가장 무서운 애정은 '무관심'으로, 구민들의 관심은 애정의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구민들이 소통할 때 이야기하는 것은 행정에 '보약'"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은 적금과 같다. 축적해 복리 이자를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구민들의 목소리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해 '화답'함으로써 '서초에 살아 참 좋다'는 평가가 매일 0.1점씩이라도 더 오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