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권 1번가' 명동의 부활…'청담' 울고 '이대·신촌' 찬바람

부동산원, 1분기 서울 소규모 상가 공실률 0.6%P 감소
'돌아온 외국인' 명동 회복…이대·신촌, 5곳중 1곳 빈상가

서울 중구 명동거리가 시민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24.2.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엔데믹 이후 서울의 상권 지도가 크게 재편되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 감소로 한때 크게 위축됐던 명동 상권은 최근 '상권 1번지' 아성을 되찾으며 활력을 회복하고 있다. 반면, 고급 상권으로 알려진 '청담'과 젊은 층의 상징 '이대·신촌'은 공실률이 증가하면서 양극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4일 한국부동산원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5.7%로, 지난해 초 6.3%보다 0.6%포인트 감소했다. 중대형 상가는 같은 기간 8.6%에서 8.4%로 소폭 줄었으나, 집합상가는 8.0%에서 9.0%로 증가했다.

특히 명동 상권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2년 초 명동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42.1%에 달했으나, 지난해 말에는 19.7%로 절반가량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는 외국인 관광 수요의 회복으로 공실률이 1.8%까지 급감했다. 낮은 공실률은 매장이 적게 비어 있음을 의미하며, 상권의 활성화를 나타낸다.

명동 상권의 회복에는 외국인 관광객의 역할이 컸다. 엔데믹 이후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올해 2월 외국인 입국자 수는 약 103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9배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 이전 수준의 90%에 가깝다.

이 같은 추세는 임대료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명동 소규모 상가의 평균 임대료는 2022년 1분기 ㎡당 13만 7900원에서 올해 1분기 14만 1600원으로 상승했다.

서울 도심 대학가 앞 상가 곳곳이 텅 비어 임대문의 등이 붙어 있다. 2023.9.1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반면, 서울 시내 주요 대학 상권인 '이대·신촌'의 경우 올 초 공실률이 18.3%까지 치솟았다. 이는 2023년 2분기의 9.0%에서 거의 2배 증가한 수치이며, 소규모 상가 다섯 곳 중 하나가 비어 있다는 의미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중대형 상가 공실률도 2022년 말 6.1%에서 작년 말에는 17.9%로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올해 1분기에는 16.0%로 여전히 높은 공실률을 유지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명동 상권은 내국인 시장과는 별개로, 외국인 관광객의 의존도가 높아 외국인 방문객이 많다"라며 "명동은 MZ세대 중심의 핫플레이스와 구별되는 특징으로,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많은 매장이 문을 닫았으나, 최근 외국인 관광객의 유입 증가로 상권이 다시 활성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신촌과 이대 지역은 광역상권으로서 젊은이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곳이며, 젊은 세대의 방문이 잦아 변동성이 크다"라며 "과거 X세대의 젊음의 거리였던 이곳이 세대교체로 인해 그 특성이 변하고 있으며, 유동 인구와 소비량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