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쇼핑만 계속하는 '덤핑관광' 상품 감시 강화 나서

서울여행상품 3097개 중 85개 덤핑 의심
문체부 등과 명단 공유하고 무자격 가이드 엄격 단속

서울 명동거리가 시민들과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2024.2.18/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서울시가 서울 관광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덤핑관광' 상품을 막기 위해 선제적 조치에 나선다고 3일 밝혔다. '덤핑관광' 상품은 여행사가 정상 가격 이하로 관광객을 유치한 후 쇼핑센터 방문 위주로 일정을 진행해 쇼핑 수수료 등으로 여행사의 손실을 충당하는 저가·저품질의 상품이다.

시는 중국 4대 온라인플랫폼(OTA)에서 판매 중인 서울 여행상품 3097개 중 낮은 가격순으로 100개를 선별 조사한 결과, 85개가 덤핑관광상품으로 의심됐다며 이같이 전했다.

덤핑관광 상품 선별 기준은 일정에 쇼핑이 포함돼 있고, 판매가격이 항공료와 지상비(현지 체류 경비)를 합한 금액보다 낮은 상품으로 규정했다.

덤핑이 의심되는 85개 중 45개(52.9%) 상품은 4박 5일 일정 중 쇼핑센터 방문이 6~8회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비용 절감을 위해 무자격 가이드를 고용하거나 임금 대신 쇼핑 수수료(매출의 최대 50%)를 가이드 인센티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아 여행 일정 내내 쇼핑센터 방문이 빈번하게 포함된 것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관광객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국발(發) 여행상품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실시했으며 향후 다른 국가 상품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 최근에는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연계된 국내 여행사나 관광통역안내사 없이 자체적으로 투어를 진행하는 불법행위까지 새롭게 등장함에 따라 시는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이 많은 명동, 여의도 등의 지역을 중심으로 무자격 가이드 활동도 집중 단속할 예정이다.

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문화체육관광부와 중국대사관에 공유해 덤핑관광 상품들의 국내 유통을 최대한 막는다는 방침이다.

사후 조치로는 '관광 불법신고센터'를 확대 개편한 '관광 옴부즈만제도'를 통해 덤핑관광상품은 물론 관광 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불법·부당행위를 조사하고 단속할 계획이다.

올해 처음 도입하는 관광옴부즈만 제도는 관광업계 불공정행위를 감시하고 당사자 간 분쟁을 조정·중재하는 것으로 학계와 관광업계, 변호사 등 전문가 10명 내외로 구성된 전문위원회가 신고된 사안을 심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김영환 서울시 관광체육국장은 "덤핑 관광상품 등 관광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들은 외래관광객의 만족도를 낮추고 어렵게 회복세에 접어든 서울관광의 매력을 훼손할 수 있기에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관광업계와 유관기관이 협력해 불법 관행을 근절하고 공정한 관광 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