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구, 2001년 홍제동 참사 거리 '소방영웅길' 지정 추진

소방관 6명 순직한 참사…순직 23주기 맞춰 지정키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 진입로를 통해 소화 장비를 갖춘 경찰들이 인왕산 산불현장으로 투입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 뉴스1 ⓒ News1 2023.4.2/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서울 서대문구가 지난 2001년 발생한 홍제동 화재참사 현장을 '소방영웅길'로 명명하기로 했다. 사고 당시 순직한 소방관 6명을 추모하고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자는 취지다.

4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구는 지난달 27일 홍제동 화재가 발생한 통일로37길 일대 폭 10m, 길이 382m 거리를 소방영웅길로 명명하는 방안에 대한 지역주민의견 수렴공고를 냈다. 특별한 반대 여론이 없다면 소방관들의 순직 23주기가 되는 오는 3월4일부터 '소방영웅길'로 지정된다.

소방관을 위한 명예도로를 지정하는 건 서울에서 서대문구가 처음이다. 명예도로는 실제 주소로 활용되지는 않지만 지방자치단체 시장·군수·구청장이 지역과 관련이 있는 유명 인물이나 역사성, 공익성 등을 검토해 지정할 수 있다.

홍제동 사건은 지난 2001년 3월 4일 새벽 홍제동 다세대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던 소방관 6명 (박동규·김철홍·박상옥·김기석·장석찬·박준우)이 순직한 참사다. 1945년 이후 단일 화재로는 가장 많은 소방관이 숨졌다.

방화범이었던 집주인의 아들 최모(당시 32세)씨는 사고 당일 술을 마시고 어머니 선모 씨와 크게 다퉈 홧김에 방화하고 달아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관들은 "안에 아들이 있다"는 선씨의 말에 방화복이 아닌 방수복을 입고 구조하다가 화를 당했다. 이 사건 이후 소방관들에게는 방화복이 전면 보급됐고 의무소방대가 창설되기도 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