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심소득' 주목한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오세훈과 대담

'국제 안심소득 포럼' 앞서 세계적 석학 뒤플로 MIT 교수
복지 사각·소득격차 해소를 위한 새로운 보장제도 모색

(서울시 제공)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많은 경제학자는 일부 사람이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에 일정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 도입에 우려하지만 이런 우려는 과장된 경향이 있다."(에스테르 뒤플로)

"안심소득은 갑작스럽게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스스로 가난하다고 증빙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근로 의욕을 저하하지 않도록 만들었다."(오세훈)

국내 첫 소득보장 복지모델인 '안심소득'을 추진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20~21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콘퍼런스홀에서 열리는 '2023 서울 국제안심소득 포럼'에 앞서 세계적 석학 에스테르 뒤플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 교수와 특별대담을 가졌다.

올해로 2회째인 '2023 서울 국제 안심소득 포럼'은 '소득보장 제도가 나아갈 길'을 주제로 열린다. 세계 각국에서 소득보장 실험을 이끌고 있는 전문가와 세계적 석학들이 참여해 특별대담, 기조연설을 비롯해 이틀간 3개 세션과 특별세션으로 진행된다.

'복지 사각 및 소득 격차 해소를 위한 새로운 보장제도 모색'을 주제로 이날 오 시장과 특별대담을 한 뒤플로 교수는 2019년 역대 최연소이자 여성으로는 두 번째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석학이다. 그는 2003년 빈곤퇴치연구소를 공동 설립해 20년간 40여개 빈곤국을 찾아다니며 200개 이상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빈곤 문제 연구에 헌신하고 있다.

특히 자연과학 분야에서 사용하는 무작위 대조 실험 방법을 경제학 분야에서 최초로 연구에 도입한 정책실험을 통해 빈곤층 지원의 효과성을 검증하는 데 기여했다. 뒤플로 교수는 안심소득 또한 무작위 대조 실험으로 시행되는 점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황윤재 서울대 경제학 석좌교수를 좌장으로 한 특별대담에서 뒤플로 교수는 "많은 경제학자는 일부의 사람들이 일을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위험성 때문에 일정 소득을 보장하는 제도 도입에 대해 우려한다"며 이러한 우려는 과장된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안심소득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달리 정해진 소득 기준을 넘어도 자격이 유지되며 소득이 적을수록 많이 지원받는 하후상박의 구조를 갖고 있다"며 "실업, 폐업 등 갑작스럽게 도움이 필요한 순간에 스스로 가난하다고 증빙하지 않고 자동으로 안심소득을 지급하기 때문에 현행 복지제도와는 달리 근로 의욕을 저하하지 않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뒤플로 교수의 기조 강연은 '안심소득 제도의 근거와 증거'를 주제로 진행됐다.

기조강연에서 그는 빈곤국의 경우 보편적 기본소득이 적합하지만 한국과 같이 지원 대상을 파악할 수 있는 행정 역량을 갖춘 국가는 선별적 지원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더 많이 지원할 수 있으며, 그 효과는 더욱 혁신적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뒤플로 교수는 또 선별 지원은 세금 정보를 기반으로 사전에 지원받을 수 있는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면 제도에 대한 정보를 알지 못해 권리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례를 방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강연 후반부에 그는 청중들을 향해 '안심소득이 사람들을 게으르게 할까?'는 질문을 던지며 인도네시아 등 여러 국가에서 볼 수 있는 실험 증거에 따르면 그러한 효과는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