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헌일 구로구청장 "차량기지 이전 '이번이 마지막' 각오" [서울ZOOM人]

[민선8기 1년] "중산층이 머무는 '잘사는 동네'"로 변화 추진
중심은 재개발·재건축…G밸리·4차산업 기반 첨단산업도시로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 (구로구청 제공)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구로구청은 지난해 7월 문헌일 구청장 취임과 함께 구 슬로건을 '따뜻한 동행, 변화하는 구로'로 변경했다. 현장에서 소통하며 주민 모두와 구로구의 변화를 함께 이끌어 가고자 하는 문 구청장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겼다.

새롭게 바뀐 슬로건처럼 지금 구로구는 동행과 동시에 변화하고 있다. 이달 중순 서울구로구청에서 만난 문 구청장은 인터뷰 내내 '동행'과 '변화'를 강조하며 "구로구는 이제 막 모든 곳에서 변화를 시작하는 단계에 있다"며 "가시적인 성과는 임기의 반 정도가 지나면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문 구청장은 구로구의 이미지 변신에 열심이다. 구로구를 향한 일각의 '못 사는 동네'라는 이미지를 지우고 '중산층이 머무는, 잘사는 동네'로 만들기 위해 구로구 전반에서 변화를 예고, 곳곳에서 변화의 삽을 떴다.

변화하는 구로의 중심에는 재개발과 재건축이 있다. 문 구청장은 지난 1년 동안 가장 중점을 두고 추진했던 사업으로 '재개발과 재건축'을 꼽으며 "재건축, 재개발에 있어 가장 큰 문제점은 의견 갈등으로 재건축 기간이 10~20년 늘어지기도 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올해 초 민간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재개발·재건축사업 지원단'을 출범시켰다. 구청장 직속 조직인 지원단은 주민과 조합에 자문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사업 추진 방향을 제시하며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1년 동안 180여건의 상담을 진행해 10여건으로부터 성공적인 조정을 이끌어냈다. 그는 "남은 임기 동안 재건축 재개발에 속도를 내 구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G밸리도 구로구의 변화를 재촉하고 있다. 40년 구로 '토박이'이자 30년 이상 구로디지털단지에서 IT·ICT 기업을 운영한 '산증인'인 문 구청장은 이 같은 경험을 살려 G밸리의 4차산업 기반 첨단산업도시 조성에 열정을 쏟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공약사업으로 'G밸리 기업 4차산업 혁신기술 지원사업'을 추진해 빅데이터, AI 등 4차산업과 관련된 첨단기술제품을 공공기관의 행정서비스에 적용하고 G밸리 기업의 기술 구매와 홍보 지원을 통해 해당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 G밸리 우수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판로 개척을 위해 'G밸리 해외바이어 초청 수출 상담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올해부터 G밸리와 서남권 대학을 연계해 산학 R&D 거점으로 육성하고 4차 산업 인재 양성에 주력하고 있다. 숭실대 AI융합테크노대학원과 연계해 석사 학위과정을 받는 이들에게 1인당 연간 1000만원씩의 지원한다.

문 구청장은 "G밸리를 중심으로 4차 산업 기반 첨단산업도시를 조성하고 있다"며 "구로구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도 G밸리는 굉장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 (구로구청 제공)

재건축과 재개발, G밸리의 발전 등을 통해 그가 꿈꾸는 구로구는 '중산층이 많이 머무는 도시, '살기 좋은 도시'다. 특히 최근 서울시가 오류고도지구 폐지 내용을 담은 '신(新) 고도지구 구상안'을 발표하며 이 같은 구상에는 날개가 달렸다.

그는 "젊은층이 결혼을 하며 구로구를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재개발과 재건축을 통해 중산층이 살고 싶은 아파트를 지어 결혼을 해서도 계속 거주하고 싶은 지역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구청장은 이를 위해 문화와 예술 부문 발전에도 주력한다. 그는 최근 개봉동 KBS 송신소 부지에 건립 착공한 복합문화타운과 '구로아트밸리' 질 높은 공연, '구로 G(지)페스티벌' 등을 언급하며 "각종 축제와 행사의 질을 조금만 높여도 방문객의 숫자가 달라진다"며 "문화 예술 등이 갖춰져야 젊은이들이 구로구를 떠나지 않고, 좋은 분들이 구로구로 유입된다"고 강조했다.

최근 18년 동안 이어진 수도권 전철 1호선 차량기지 이전 사업이 무산된 것에 대해서도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어떻게든 해내겠다"고 자신했다. 현재 구는 긴급 예산을 확보해 구로차량기지 이전에 대한 용역을 추진 중이다. 그는 "1, 2, 3안이 안되면 4안의 방법까지도 생각해야 한다"며 "구의 모든 역량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문 구청장은 변화와 함께 소통을 통한 동행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인터뷰가 있었던 이날도 민원 처리를 위해 직접 현장을 다녀왔다고 한다.

그는 개봉동 도로변 무허가 상인의 정화 활동과 금강수목원 아파트 앞 저장강박증 민원 해결 등을 언급하며 "민원 하나하나에 답변하고, 현장으로 출동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현장을 직접 보고 판단하는 것과, 말로만 듣고 판단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실제 구청장의 '현장 출동'과 '설득'으로 금강수목원 앞 저장강박증 주택에 대한 민원은 10년 이상의 긴 세월 끝에 해결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1년 동안의 소회를 묻는 질문에 "재밌었다"고 답한 그는 앞으로의 임기에 대해 "전임 구청장이 오랜 기간 임기를 지낸 만큼 전임 청장보다 잘하지는 못했어도 못하지는 않았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건축과 재개발은 무조건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등 몇 년 뒤면 구로구는 많이 변해 있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