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버스·지하철에 민자도로 통행료까지…하반기 줄줄이 오른다

용마터널·강남순환·서부간선지하·신월여의지하도 100~200원 인상
대중교통 요금도 하반기부터 최소 300원 인상…"서민 부담 가중"

서울 여의도 신월여의지하도로. /뉴스1 ⓒ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서울 택시 요금이 지난 2월 이미 1000원 인상된 가운데 하반기에는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에 이어 주요 민자도로 4곳의 통행료가 오른다. 하반기 각종 요금의 인상이 줄줄이 예고되며 서울시민의 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서울시의회는 지난 10일 열린 본회의에서 서울시가 제출한 '서울특별시 민자도로 통행료 인상 의견 청취안'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의견청취안은 용마터널, 강남순환로, 서부간선지하도로, 신월여의 지하도로의 통행요금을 각각 100~200원 인상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다만 서울시의회는 요금 인상은 원안대로 하되 요금 인상 시기는 하반기로 하라는 부대의견을 달았다. 당초 서울시는 오는 4월부터 민자도로 4곳의 요금을 인상고자 했다. 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하반기 요금 인상을 부대조건으로 제시함에 따라 7~12월 중 적당한 시점에 요금인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가 통행료 인상을 추진하는 민자도로는 용마터널, 강남순환로, 서부간선지하도로, 신월여의 지하도다. 이곳 민자도로는 서울 시민 상당수가 이용하는 곳으로, 하루 이용 차량수는 무려 26만8000대에 달한다.

의견청취안에 따라 용마터널의 경우 소형차 기준 통행료는 현재 1500원에서 1700원으로 200원 오른다. 강남순환로는 1700원에서 1800원으로 100원 인상된다. 신월여의지하도로 통행료는 2400원에서 2600원으로, 서부간선지하도로는 2500원에서 2700원으로 200원씩 인상된다.

하반기 주요 민자도로 요금 인상이 예고되며 해당 도로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의회 부의장인 우형찬 의원(더불어민주당·양천3)은 특히 지난 2021년 4월 개통된 신월여의지하도로의 경우 2025년까지 진행되는 제물포길 상부공원화 사업으로 인해 일대가 극심한 교통 혼잡을 겪고 있어 시민들이 어쩔 수 없이 유료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시 조사에 따르면 신월여의지하도를 이용하는 일평균(평일) 교통량은 화곡지하차도 폐쇄 전인 지난해 10월3~14일 5만267대에서 폐쇄 직후인 같은 달 17~28일 5만4909대로 4642대가 늘었다. 우 의원은 "유료도로는 기본적으로 대체도로가 확보돼야 하나 신월여의지하도로는 공사로 인한 극심한 교통 혼잡 때문에 유료도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뉴스1DB ⓒ News1 김민지 기자

문제는 하반기 서울시민의 발이 되는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요금도 인상된다는 점이다. 앞서 시는 당초 4월 말로 계획했던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요금 인상 시기를 지난달 하반기로 미룬 바 있다. 시는 물가와 인건비 상승에도 지난 8년 동안 대중교통 요금이 동결된 만큼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으나 결국 서민 부담 경감 차원에서 인상 시기를 하반기로 늦췄다.

인상 폭은 300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서울시의회는 앞서 열린 본회의에서 서울시가 제출한 '대중교통 요금조정 계획안에 대한 의견청취안'을 가결하며 인상 폭을 300원으로 하라는 부대 의견을 제시했다. 지하철 추가 거리 요금도 동결하라는 의견 또한 첨부했다.

서울시 대중교통 조정안은 오는 4월 중 열릴 물가대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시는 애초 계획보다 늦춘 오는 하반기 중 요금 인상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임규호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중랑2)은 "매일 1000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버스와 지하철은 서민생활과 직결된 문제"라며 "서울시 계획안은 단순히 정책적 판단을 일방적으로 통보한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중요통 요금의 적자 문제를 요금 인상으로 해결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과 함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