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용산구청장 '퀴논거리' 안 갔다…'귀갓길 현장점검'도 없어
앤틱거리 따라 걸어서 귀가…"경황없어 잘못 해명"
귀가 후 집안서 머물다 주민 문자 받고 참사 인지
- 박동해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박희영 용산구청장 측이 이태원 참사 당일 귀갓길에 사건 현장 인근 거리를 현장점검했다는 최초의 해명을 번복했다. 박 구청장 측은 '당시 많은 일이 있었고 기억에 혼선이 있어 잘못 설명을 했다'고 설명했다.
10일 뉴스1 취재에 따르면, 박 구청장은 참사가 발생한 지난달 29일 오전 경남 의령군을 방문했다 당일 오후 8시20분쯤 관내로 복귀했다. 이태원 '외빈차고' 일대에서 차에서 내린 박 구청장은 이후 '앤틱가구거리'를 따라 걸어서 집으로 복귀했다.
당초 설명과는 다른 동선이다. 박 구청장 측은 사건 발생 직후 동선에 대한 기자들의 질의에 박 구청장이 의령군에서 복귀한 뒤 이태원 메인 거리 인근인 '퀴논거리'에서 내렸고, 현장을 둘러본 뒤 별다른 문제가 보이지 않아 귀가했다고 밝혔다. 또 귀가 이후 오후 9시30분쯤에도 한번 더 퀴논거리 일대를 살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후 폐쇄회로(CC)TV 공개 등으로 박 구청장의 해명이 실제 동선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다. 언론에 공개된 박 구청장 자택 인근 CCTV 화면에는 박 구청장이 오후 8시20분쯤 귀가한 뒤 밖으로 다시 나오는 장면이 잡히지 않았다.
이에 대해 박 구장 측은 퀴논거리가 아닌 앤틱가구거리 인근에서 내려 귀가했으며, 귀가 이후 주민으로부터 사고 발생을 문자로 제보받기 전까지 집에서 머물렀다고 초기 해명을 번복했다.
바뀐 해명에 의하면 박 구청장의 귀가 동선에는 퀴논거리가 포함되지 않는다. 또 차에서 내려 집으로 가는 길은 당시 인파가 몰리지 않았던 지역이라 박 구청장은 참사 당일 이태원 거리의 인파 밀집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명이 바뀌 이유에 대해 박 구청장 측 관계자는 "청장께서 워낙 정신이 없어서 그날 차에서 내린 지점을 잘못 기억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오후 9시30분쯤 집을 나와 인근을 점검했다는 최초 설명에 대해서도 "기억에 혼선이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박 구청장 측은 일부 오해가 있었지만 구청장이 사고 대응과 사고 수습에 최선을 다했다는 입장이다. 박 구청장 측 관계자는 "언론 대응 등의 문제로 우리가 당일 굉장히 무책임하고 무능한 행동을 보였다고 알려졌다"라며 "앞으로 언론 등에 적극적으로 해명·소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박 구청장이 참사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 해명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박 구청장은) 불성실한 직무수행과 무능으로 참사를 예방하지 못했다"라며 "참사 이후에는 거짓 해명으로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박 구청장은 이번 참사와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가 적용돼 경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 또 소속정당인 국민의힘에서도 박 구청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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