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새우젓 축제에 등장한 '소각장 철회' 부스…"배점표 불공정"(종합)
박강수 구청장 "마포 맞춤형 배점 의심…예산 전액 삭감해야"
"종량제봉투 분쇄 후 재활용 선별하는 '전처리 시설' 필요"
- 정연주 기자, 윤다정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윤다정 기자 =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은 11일 신규 광역자원회수시설(소각장) 후보지로 상암동이 선정된 것과 관련해 "이미 오래 전부터 마포구 맞춤형 배점표를 만들어서 마포를 겨냥한 소각장을 추가적으로 건설하는 것은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이날 오전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기자설명회에서 "배점표의 '300m 이내 민가 여부'나 '부지 매입에 용이한가' 등 항목에 상당히 많은 배점을 줬다는 것 자체가 마포 맞춤형 배점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다른 유력 후보지인) 강동구의 시의원이 입지선정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든 아니든 (입지선정위 위원으로 선정돼) 다른 위원들과 대화를 나눌 자격과 요건이 만들어진 것"이라며 "시험감독관과 시험지에 문제가 있는데 공정한 시험이 이뤄질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에서 마포 소각장 추가 건설이 잘못됐다는 것을 인지하고 예산 전액 삭감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마포구는 오는 18일 서울시의 상암 소각장 주민 설명회를 앞두고 시를 상대로 소각장 전면 백지화를 위한 전면전에 나섰다.
이날 3년 만에 개최한 마포나루 새우젓축제 한켠에는 상암동 소각장 계획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는 홍보 부스까지 신설했다.
박 구청장은 현재 배출되는 생활쓰레기의 절반 이상이 사실상 소각이 필요 없다고 주장하고, 이를 검증하기 위해 이날 오후 마포구청 광장에서 주민들과 함께 생활쓰레기 '성상분석'을 실시한다.
최근 5일간 배출된 종량제 봉투 속 쓰레기로 얼마나 많은 쓰레기들이 재활용이 가능한지를 알아보고 소각 폐기물 감량 데이터를 수집해 소각장 추가 건립의 불필요성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박 구청장은 "생활쓰레기 소각만이 답이 아니며,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생활폐기물 전처리 과정을 통해 약 70%에 이르는 생활폐기물이 저감될 수 있으며, 서울시 각 자치구에 전처리시설을 설치하면 소각장 추가 건립이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각에 앞서 종량제봉투을 분쇄·선별하는 과정을 통해 최종 소각 폐기물을 감량하는 '전처리 시설' 필요성을 제시했다.
마포구는 조만간 경기도 포천시에 소재한 전처리 시설을 이용해 마포구에서 배출된 종량제 생활폐기물이 얼마나 감량되는지를 실증할 예정이다.
박 구청장은 또한 "감량된 소각폐기물도 현 스토커 방식이 아닌 유해물질이 거의 배출되지 않는 '고온 용융(고체를 고열로 녹여 액체로 만든 것)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온 용융 방식은 최후의 쓰레기 처리기술이라고도 불리며 최대 2000도의 고온으로 처리되는 과정에서 다이옥신 등 유해물질까지 완전 연소되는 친환경 소각방식이다.
쓰레기를 태워 나온 잔재물조차도 무해한 쓰레기로 도로공사 골재로 사용되는 자원이 될 수 있으니 쓰레기를 태워 매립할 재조차 나오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박 구청장은 "불공정, 부당함으로 점철된 서울시의 마포구 입지 선정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며 "서울시는 무조건 소각장을 추가 설치하겠다는 주장만 펼칠 것이 아니라 마포구가 제시한 것과 같은 쓰레기 처리방식에 대한 대안을 적극 검토해 무엇이 마포구민과 서울시민을 위한 방법인지 숙고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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