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욕심 버려라"…서울시 소각장 신설에 강수 둔 박강수

"서울시 발표는 '억지' 주민 뜻 모아 집회 등 반대 투쟁할 것"
긴급설명 발표장에 200여명 몰려…"접근로 막아버리자" 주장도

박강수 마포구청장이 31일 서울 마포구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시 광역자원회수시설 마포구 선정 전면 백지화를 촉구하고 있다. 2022.8.31/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박동해 기자 = "서울시는 마포구에 광역자원회수시설 신설을 전면 백지화하고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철회하라."

박강수 서울 마포구청장이 마이크를 붙잡고 큰 목소리로 선창하자 구청 대회의실에 모인 200여명의 주민들은 한목소리로 '철회하라'는 구호를 따라 외쳤다.

박 구청장은 31일 오후 4시 서울시 마포구청 8층 대회의실에서 '신규 자원회수시설 전면 백지화 촉구 특별성명서' 발표 회견을 열었다. 회견은 앞서 서울시가 이날 오전 신규 소각장 건립 부지로 기존 소각장이 위치한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 일대를 선정한 것에 항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시의 부지 선정 발표에 대해 박 구청장은 성명서를 통해 "마포구는 2005년부터 750톤 용량의 자원회수시설을 운영해오며 주민들이 심각한 피해를 감수하고 있음에도, 서울시가 근본적인 폐기물 처리 대책 없이 마포구에 새로운 시설을 조성하는 것은 마포구 주민들에게만 더 큰 희생을 강요하는 동시에 지역 형평성에도 크게 위배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구청장이 소리 높여 서울시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낭독하자 대회의실을 메운 주민들 사이에서는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주민들은 박 구청장의 발언 중간중간 '맞습니다'라며 호응을 보이기도 했다.

성명문 발표 이후 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도 박 구청장은 앞선 시의 발표에 대해 '어거지' 같은 강한 단어를 사용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박 구청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서울시장은 더이상 욕심을 내면 안 된다"라며 "지금까지 쓰레기를 버려서 우리가 개발이 늦어졌는데 (이제는) 우리에게 피해를 보상해야 할 시기이지 우리에게 또다시 희생을 강요한다는 것은 정말 잘못된 행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 구청장은 오세훈 시장을 만나 자원회수시설과 관련한 입지 선정이 이뤄지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확정됐다는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며 "서울시의 이러한 일방적이고 강압적인 행정에 대해 다시 한번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구청장은 구민들이 자원회수시설 반대로 굳어진다면 자신이 앞장서서 반대 투쟁의 선두에 서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울시의) 입지선정위원회에서 비밀리에 이 문제를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 하남이나 강동하고는 협의를 하고 저희를 소외시켰다면 있을 수 없는 행정이다"라며 "구민의 협조를 받아 집회 또는 어떤 반대라도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 구민의 의지가 자원회수시설이 마포구에 설치 반대한다면 저는 주민의 뜻에 따라 강력 반대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서울시에서 어떤 대책이 나올 것인지 두고보겠다. 그리고 그 대책에 따라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적극적으로 이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박 구청장은 주민 의견 수렴에 필요하다면 여론조사도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박 구청장은 "자원회수시설 전면 백지화 문제는 정당이나 진영논리가 아니다"라며 시설 신설에 반대 입장을 가지고 있다면 정당을 뛰어넘어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성명 발표장소에 참석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서울시의 조치에 반발해 '즉각적으로 행정소송을 해야 한다' '서울시가 진입을 하지 못하게 소각장으로 가는 2차선 도로를 막아 버려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potgus@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