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로 돌아간 제돌이 경제적 가치 693억원"
서울과기대 조건부 가치측정법으로 산출
시민들 "다른 동물원도 돌고래 방류해야" 86.2%
- 차윤주 기자
(서울=뉴스1) 차윤주 기자 = 지난 2009년 5월과 6월 제주 앞바다에서 잡힌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와 춘삼이의 방류행사가 열린 18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 앞바다에서 방류 전, 춘삼이가 취재진을 향해 반가움을 표시하고 있다. 2013.7.18/뉴스1 © News1 이상민 기자
</figure>지난해 고향인 제주 앞바다로 돌아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방류 사업을 경제 가치로 환산하면 5년간 693억3200만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돌이 방류 사업에 들어간 서울시 예산 7억5100만원과 비교하면 92.3배의 효과를 거둔 셈이다.
7일 서울대공원에 따르면 서울과학기술대학교가 지난해 11월26일부터 12월12일까지 서울시민 500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를 토대로 경제학적 가치추정기법인 '조건부 가치측정법(CVM)'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제돌이 방류사업으로 인한 연간 경제적 편익이 163억5800억원으로 조사됐다.
조사는 제돌이를 방류 전이라고 가정하고 시민들에게 방류훈련에 필요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별도로 재산세를 납부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다. 시민들은 돌고래 방류 사업에 쓸 비용으로 한해 평균 4581원의 세금을 낼 수 있다고 답했다.
이를 서울시 총가구(약 356만)로 곱하면 서울시민이 추가로 부담할 수 있는 세금이 163억5800만원이라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현재가치(2012년 연말 물가 기준)로 환산하면 1차년도였던 지난해 153억9000만원, 2014년엔 145억8700만원, 2015년 138억2700만원, 2016년 131억600만원, 2017년 124억2300만원으로 서울시민이 5년간 돌고래 방류사업에 추가로 부담할 수 있는 세금이 693억3200만원이 된다.
즉 바다로 돌아간 제돌이 경제적 가치를 조건부 가치측정법으로 따지면 693억원이 된다는 예기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 제돌이 방류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도 상당히 높았다.
조사에 응한 시민의 74.2%는 제돌이 방류 결정에 만족(만족 45.2%, 매우만족 29.0%)한다고 답했다. 부정적인 답은 6.4%(불만족 4.8%, 매우 불만족 1.6%)에 불과했다.
특히 다른 동물원·공연장도 돌고래쇼를 중단하고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다.
다른 동물원도 돌고래를 방류해야 한다 문항에 찬성이 86.2%, 반대가 13.8%였고, 돌고래 쇼는 필요하지 않다는 답이 72.7%로 필요하다(27.8%)는 의견을 압도했다.
서울시민의 74.4%는 제돌이 방사로 서울시의 위상이 올라갔다고 평했고, 삵 등 다른 야생동물을 추가로 방사해야 한다는 의견도 86.6%에 달했다.
시민의 89.6%는 방류사업이 종 보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인식을 보였다.
동물복지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는 '조금 많다'(49.2%), '매우 많다'(7.8%) 등 관심이 있다는 답이 57%로, '없다' 36.2%, '전혀 없다'(6.8%) 등 부정적 인식(43%) 보다 높았다.
동물의 권익 및 복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85.8%, 동물복지 활동이 바람직 하다는 답이 83.2%로 동물복지에 긍정적인 견해가 두드러졌다.
연구를 진행한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제돌이 야생 방류사업은 서울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적지 않은 경제적 편익을 가져오는 성공적 사업이라 할 수 있다"고 평했다.
제돌이는 2009년 5월 서귀포시 성산항 앞바다를 헤엄치다 어민들이 쳐놓은 망에 걸려 불법 포획됐고, 공연업체인 제주퍼시픽랜드를 거쳐 2009년7월 서울대공원으로 넘겨져 돌고래쇼에 투입됐다.
이후 불법포획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2012년3월 제돌이를 바다로 돌려보내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선 돌고래 방류에 수억원의 세금을 쓴다는 사실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지만, 425일간 야생적응 훈련 등을 통해 지난해 7월18일 마침내 바다로 돌아가기 전까지 생명존중, 동물복지 등 사회적으로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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