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탄핵정국 정치 메시지서 의원 사직까지…충청광역연합 '잡음'
원구성 갈등으로 의원들 "물러나겠다"
노금식 의장 "갈등봉합 의장 역할 할 것"
- 김용빈 기자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충청권 공동 발전을 위한 행정협의 기구이자 전국 최초의 특별지자체인 '충청광역연합'이 탄핵 정국 속 잇달아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며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
충청광역연합의회는 출범 전부터 불거진 원 구성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고 의원직 사직까지 이어지면서 불협화음도 낳고 있다.
충청광역연합은 지난달 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대통령 수사를 강하게 비판하는 내용의 입장문을 냈다.
광역연합은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수사는 적법성 논란은 물론 사회적 갈등과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며 "현직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하지 않는 수사는 용납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입장문에는 연합장인 김영환 충북지사를 비롯해 이장우 대전시장, 최민호 세종시장, 김태흠 충남지사의 이름을 명기했다. 김영환 지사는 또 충청광역연합장 명의로 자신의 SNS 윤석열 대통령을 비호하는 글을 올렸다.
일각에서는 적절성 논란을 제기한다. 개인 이름이 아니라 순수 행정협의 기구인 충청광역연합 명의로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 야당 인사는 "도지사나 시장, 충청권광역연합 이름으로 낸 정치적 의견이 마치 지역을 대표하는 의견처럼 오해받을 수 있다"며 "지역이나 기관의 대표성을 가진 직함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의견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청광역연합의회에선 원 구성 갈등 여파로 의원직 사직이 이어졌다. 김복만 충남도의원과 박종선 대전시의원이 원 구성 문제로 연합의원직을 내려놨고, 김옥수 충남도의원은 건강상 문제로 사직했다.
광역연합의회는 지난해 10월 총회를 열고 김복만 충남도의원을 의장으로, 김옥규 충북도의원과 박종선 대전시의원을 부의장으로 선출하기로 결정했으나 두 달 뒤 열린 임시회에서 투표 결과는 완전히 달랐다.
연합장에 김영환 충북지사, 연합의장 노금식 충북도의원, 부의장에는 유인호 세종시의원과 김응규 충남도의원이 각각 선출됐다.
연합장과 광역연합의장·부의장을 각 지역에 균형 있게 배분하자는 사전 합의와 달리 초대 수장 타이틀을 충북도가 독식하면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결국 원 구성 갈등은 의원들의 사직으로 이어졌다.
노금식 광역연합의장은 "의원들의 사직 문제가 원 구성 갈등에서 비롯한 것은 맞다"며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않았으면 한다. 갈등 봉합을 비롯해 의장으로 해야 할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 의장은 충남도의회와 대전시의회에 이달 중순까지 새 의원을 선임해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오는 24일 광역연합의회 임시회를 열고 올해 첫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vin06@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