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단재고에 있던 독립운동가 신홍식 흉상 철거 논란
"단재고의 교육 비전과 맞지 않고 미관 해쳐"
박진희 도의원 "선생의 흉상은 독립정신 상징물"
- 이성기 기자
(청주=뉴스1) 이성기 기자 = 충북교육청이 단재고등학교(옛 가덕중학교)에 있던 독립운동가 동오 신홍식 선생(1872∼1939)의 흉상을 철거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다.
충북도의회 교육위원회 박진희 의원은 지난 2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단재고(옛 가덕중) 운동장 한편을 지키고 계셨어야 할 동오 신홍식 선생의 흉상이 감쪽같이 사라졌다. 선생은 독립선언문에 서명하신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기독교 대표, 목사)이며 이곳 청주 가덕이 고향이다. 작년 초가을까지만 해도 있던 흉상이 어디로 갔을까"라고 철거 소식을 전했다.
이어 "충북교육청에 사실을 확인한 결과 단재고의 교육비전과 맞지 않고 미관을 해친다는 이유로 부수어 폐기물 처리했다고 했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단재 신채호 정신을 이어받는다는 의미로 학교 이름도 단재고등학교로 지었던 것 아니었나"라며 "민족대표이신 신홍식 선생의 어떤 점이 단재고의 교육비전과 맞지 않는다는 말이냐"라고 했다.
특히 "신홍식 선생은 청주 가덕이 낳은 민족의 스승이며 자랑스러운 독립운동가이다. 해마다 삼일절이면 가덕면주민자치위원회에서 추모제를 열고, 가덕면사무소 맞은편 언덕에 선생의 묘소가 있다. 그런 분의 흉상을 부수어 쓰레기로 처리했단 말이냐"라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충북교육청은 낡은 태극기를 폐기할 때 쓰레기통에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학생들에게 뭐라고 가르치려느냐"라고 일침했다.
충북교육청은 "신홍식 선생의 흉상이 단재고 교육비전과 맞지 않고, 1980년 6월 건립해 40년이 넘으면서 미관을 해쳐 철거했다. 옮기는 것도 검토했지만 콘크리트로 만든 흉상이 너무 낡아 파손 우려가 컸다. 결국 가덕중총동문회 등의 의견을 수렴해 지난해 9월 부득이 철거했다"라며 "가덕초중학교에 새로운 흉상을 건립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sk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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