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받는데 교회 사진 게시까지…충주 성탄트리 '논란'
충주건전문화계승발전연대에 매년 보조금
시민들 눈총에 시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
- 윤원진 기자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시가 성탄 트리 설치에 8년간 2억 원이 넘는 예산을 사용해 논란이다.
12일 시에 따르면 지난 1일 충주체육관 앞 광장에서 희망트리 점등식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조길형 시장과 이종배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이날 점등식은 충주건전문화계승발전연대란 단체가 주관했다. 이 단체는 매년 충주시로부터 3000만 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다.
해당 단체는 2017년 충주시가 처음 성탄 트리를 세울 때부터 2024년까지 8년간 성탄 트리 설치와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성탄 트리 모양은 처음 설치한 형태에서 거의 변하지 않았다. 충주시가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굿충주'란 브랜드 슬로건이 아직도 트리 상단에 달려 있을 정도다.
트리 아래로는 지역의 교회 사진들을 사방으로 게시해 시민 눈총도 받고 있다. 연말연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시 예산으로 세워진 성탄 트리라고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시민의 불만이다.
성탄 트리 상태에 비해 투입 예산이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히 기존 트리를 해체 후 보관했다가 재설치하는 과정에 매번 3000만 원이 들어간다는 이유에서다.
해당 성탄 트리 공사원가계산서를 보면 순공사비만 1500만 원이고, 사급자잿값이 1100만 원, 관리비가 60만 원 정도다. 반면 관련 업체는 인건비와 크레인 임대 비용으로 몇백만 원이면 설치할 수 있다고 봤다.
사실 공사 금액이 2000만원 이상이면 입찰을 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충주시는 해당 단체에 매년 3000만 원씩 지금까지 2억 4000만 원 정도를 주면서도 입찰을 진행하지 않았다.
충주건전문화계승발전연대 관계자는 "전구도 고치고 유지 관리비까지 비용이 빠듯하다. 교회 간판은 점등식에 도움을 준 교회들"이라면서도 "고칠 게 있다면 고치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시민 의견을 들어 성탄 트리 설치 사업이 개선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충주시는 부처님 오신 날이 있는 5월에도 연등 행사에 같은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blueseek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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