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과 함께한 '어의 이공기' 제천 동상 건립 의회 관문 넘을까
'한방엑스포' 준비 제천시 3억원 편성, 의회 심의 요청
의회 "불경기에 제천 출신 고증 부족 부적절" 기류 감지
- 이대현 기자
(제천=뉴스1) 이대현 기자 = '한방의 고장' 충북 제천시가 추진 중인 '어의 이공기 선생' 동상 건립이 의회 관문을 통과할지 관심이 쏠린다.
29일 제천시에 따르면 특화산업육성과는 내년 애초 예산안에 어의 이공기 선생 동상 제작비 3억 원을 편성해 의회에 심사를 요청했다. 내년 '2025한방바이오천연물엑스포'를 준비 중인 시는 개최 장소인 왕암동 한방엑스포공원에 높이 6~7m 규모의 전신 동상을 세우는 걸 생각 중이다.
이런 아이디어는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이 '제천과 연이 깊은 이공기 선생의 업적을 기리고, 제천 한방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재조명하자'는 취지로 시에 제안한 사업이다.
그러나 제천시의회의 기류는 썩 달갑지 않은 분위기다.
이공기 선생이 '제천 출신'이란 역사적 고증이 명확지 않은 마당에 수억 원짜리 동상을 세우는 게 적절하냐'는 관점에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시의원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 3억 원을 들인다는 것에 시민 반감이 많다"며 "제천에서 생을 마감했고, 후손도 제천에 살고 있지만 여론은 썩 좋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했다.
이에 반해 동상 건립에 찬성하는 쪽에선 "내년 엑스포를 계기로 이공기 선생과 제천의 인연을 스토리텔링함으로써 제천 한방의 역사성과 정통성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한 시민은 "2010제천한방엑스포를 개최했던 시가 당시 산청군과 인연이 깊은 허준과 버금가는 인물을 찾기 위해 용역까지 들여 이공기 선생을 발굴해 놓고는 이제 와서 건립에 반대한다는 건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제천시의회는 다음 달 11일 제천시가 요청한 어의 이공기 선생 동상 건립 예산안을 놓고 심의를 벌인다.
제천시에 따르면 어의 이공기 선생은 조선 선조 때 당대 최고 명의인 허준과 어깨를 나란히 한 어의였다. 이공기는 임진왜란 극복에 기여한 공로로 제천의 토지를 하사받은 뒤 이주했다. 후손들은 제천시 송학면 도화리에 사당을 세워 그의 공훈을 기리고 있다.
제천시와 제천한방바이오진흥재단은 2019년 이후 중단했던 한계군 이공기 제례를 지난 10월 2~7일 열린 '2024제천한방바이오박람회'를 계기로 복원했다.
lgija200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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