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교통대 통합, 지역과 대학 동반성장 끌어낼까

26일 통합 교명 투표 예정에 충북대 학생회 반발
교통대 동문 "대학 이름값보다 특성화 전략 필요"

충북대 학생들이 교통대와의 통합에 강하게 반발하는 가운데 양 대학 통합이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끌어낼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충북대 정문.(자료사진)/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대학교와 한국교통대학교 통합이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끌어낼지 의문이다.

24일 양 대학에 따르면 오는 26일 대학 구성원 투표로 통합 교명을 선정할 예정이다.

그런데 충북대 학생회가 지난 21일 집회를 열고 '충북대' 교명 절대 수호를 결의해 진통이 예상된다.

교명 후보는 현재 사용하는 충북대·한국교통대와 공모로 선정한 글로컬충북대학교·한국국립대학교 등 4개다.

충북대 학생회는 '거점국립대학으로서 정체성이 담긴 교명이 통합 교명이 돼야 한다'면서 '새로운 교명이 대학 정문에 걸린다는 것은 충북대 동문과 함께 쌓아 올린 위상과 가치를 역행하는 어리석은 짓'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에 따른 학생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교명 외에도 대학 본부 위치, 학사 구조 개편, 졸업장 등이 남아있다"며 학우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그런데 이를 보는 충주시민의 눈초리는 곱지 않다. 거점대학과 지역 중심 대학의 통합이라는 점에서 거점대학 구성원이 당연히 가질 수 있는 반발이라는 점을 이해하면서도 통합 원칙이 훼손될지 걱정하는 모습이다.

양 대학 통합 추진 원칙은 △단계적 통합의 시너지 극대화 △1대1 수평적 통합 △구성원 동의 기반 원칙과 유사 학과 화학적 통합 △통합 교명의 미래지향적 협의 제정 △지역혁신과 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한 캠퍼스 재배치와 특성화 등이다.

충북대와 교통대가 통합을 추진하는 이유도 글로컬대학30 사업 선정 때문이다. 이 사업 목적은 지역과 대학의 동반성장을 끌어내고 지역을 발전시키는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다.

통합 원칙이 지켜져야 충북대가 있는 청주와 교통대가 있는 충주의 경쟁력이 동시에 높아질 수 있다. 통합 교명 명칭부터 유사 중복학과 배치, 캠퍼스별 역할 배분 등에서 균형을 맞추지 못하면 통합할 이유가 없다는 반발 여론이 나오는 이유다.

교통대의 한 동문은 "단순 입학 성적으로 대학을 서열화 해 자신들 이점만 챙기려 한다면 통합은 안 하는 게 낫다"며 "대학 이름값보다 전공별 특성화 전략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4월 발표된 'QS 세계대학평가 전공별 순위'를 보면 아시아에서 싱가포르가 가장 좋은 성적을 올렸다. 55개 전공 중 51개 전공에서 싱가포르 대학이 상위 20위 안에 들었다. 상위 20위에는 중국은 33개 학과가, 홍콩은 15개 학과가 올랐다. 반면 한국은 3개에 불과했다.

종합적 대학 순위는 세계 1503개 대학 중 충북대가 1001~1200위, 교통대는 평가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QS 세계대학평가는 영국에서 시행하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대학평가다.

한국교통대학교 정문.(자료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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