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갖고 돌봄까지' 제천시 고려인 이주 1년 만에 500명 정착

지역 특화형 비자로 배우자에게도 취업 알선

22일 충북 제천시는 고려인 동포 이주 정착 프로그램 참여자가 500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사진은 다양한 이주정착 프로그램.(제천시 제공)/뉴스1

(제천=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제천시는 고려인 동포 이주 정착 프로그램 참여자가 500명을 넘어섰다고 22일 밝혔다.

시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고려인 동포 이주정착지원사업 참여자가 502명이다. 이는 지난해 10월 사업 시행 후 1년 만에 거둔 성과다.

시는 인구감소에 대응해 고려인 이주사업을 추진했다. 단순 방문자인 체류 인구수를 늘리는 정책이 아니라 실제 정착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눈에 띈다.

지난해 4월 '제천시 고려인 등 재외동포 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를 만들고, 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를 방문해 고려인 단체 등과 고려인 이주를 내용으로 협약했다.

시는 지역 특화형 비자 사업 등으로 고려인에게 취업을 알선하고, 자녀 돌봄 수당과 의료비도 지원했다. 한국어 능력, 사회통합 프로그램 검증(3급 이상)을 통과하면 3개월 동안 30만원씩 정착 지원금도 줬다.

특히 지역특화비자는 이주자 배우자도 취업 활동이 허용된다는 점에서 고려인 이주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제천으로 이주한 고려인 배우자 취업률도 70%로 56명 중 39명에 달한다.

올해 제천시는 한국어 회화 프로그램을 새로 개설하고, 재외동포지원센터 내 놀이방을 만들어 자녀 돌봄 서비스도 제공하며 정주 여건도 챙겼다.

이주한 고려인은 지역 업체에서 일하고, 어린이와 청소년은 지역 학교에 다니고 있다. 다른 고려인은 빵집과 음식점 등을 차리기도 하며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김창규 시장은 "인구감소를 막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보기 시작했다"며 "고려인 이주로 생활 인구가 증가하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8월에는 미국 뉴욕타임스가 제천시의 고려인 이주 정책을 소개하기도 했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