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회부 갈피 못 잡는 청주시의회…기소유예 의원 '감싸기' 비판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시의회가 기소유예 처분받은 의원 8명에 대한 징계심사에 갈피를 잡지 못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 비난이 나온다.

청주지검은 지난주 폭력행위처벌법상 감금,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9명 중 1명을 무혐의, 나머지를 기소유예 처분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들은 2022년 12월 20일 같은 당이었던 임정수 의원(현 무소속)이 옛 시청 본관동 철거 예산안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집무실에 감금한 혐의다. 당시 임 의원은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당론에 반하는 소신 표결을 할 예정이었다.

결국 임 의원은 본회의장에 등원하지 못하도록 막은 같은 당 의원 11명을 감금과 폭행, 공무집행방해로 고소했고, 이 중 2명은 무혐의 처분돼 9명만 폭행을 제외한 나머지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이번 기소유예로 민주당 의원 8명은 법정에 서는 일은 면했지만, '청주시의회 의원윤리강령 및 윤리실천규범 등에 관한 조례'에서 정한 '의원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윤리실천규범을 어긴 책임은 피할 수 없다. 동료 의원을 감금하면서 대의기관 역할을 못 하도록 공무집행을 방해했기 때문이다.

공인 신분으로 도를 넘은 이 같은 행태에 의회 차원에서라도 추궁이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의회는 이들을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하는 방향조차 정하지 못하고 검토 단계에만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무죄 또는 무혐의가 아닌 기소유예는 죄는 있지만, 여러 가지 정황을 따져 당장 기소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청주시를 비롯한 자치단체에서 공무원이 기소유예 처분되더라도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등 자체 심사를 받도록 하는 이유다.

조례상 윤리특별위원회의 윤리심사와 징계‧자격심사는 의장 또는 위원장, 의원 요구로 시작한다. 지방자치법상 의원의 체포‧구금 또는 확정판결은 기관 통보가 이뤄져 의장 직권으로 본회의에서 윤리위 회부 여부를 판단할 수 있으나 통상 개별통보하는 기소유예는 구성원 중 누군가가 요구해야 한다.

문제를 일으킨 의원 중 3명은 상임위원장 등을 맡고 있고, 윤리위 위원으로 활동하는 의원도 있어 이들의 징계를 요구하기가 상당히 거북한 상황이다. 의장이 직권으로 하는 방법밖에 없을 수도 있다.

의회는 출석을 저지하는 행위를 상당히 엄중한 사안으로 본다. '청주시의회 의원 의정활동비 등의 지급에 관한 조례'에서는 의원의 본회의장 또는 위원회 회의장 출입을 방해해 윤리위에서 출석정지 징계를 받으면 3개월간 의정활동비‧월정수당을 일체 지급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보다 징계 수위가 낮은 경고 또는 사과는 두 달간 의정활동비‧월정수당을 절반만 지급한다.

월급을 한 푼도 안 줄 정도로 회의장 출입을 막는 중대한 위반사항을 감행한 의원들이 기소유예 처분에 헌법재판소 불기소처분취소신청을 하지 않는 한 윤리위 회부는 당연하다는 평가다.

윤리위가 열린다면 징계기준은 품위위반 중 범법행위에 따른 경고, 공개사과, 출석정지 3가지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 징계가 이뤄지면 해당 의원의 의정활동비‧월정수당 전체 또는 절반이 징계기간만큼 감액된다.

시의회 사무국 관계자는 "윤리위원회 관련해서는 현재까지 이렇다 할 요구사항이 없다"라며 "선출직 공무원을 일반 공무원처럼 기소유예를 똑같이 적용할지, 현재의 징계기준과 비위정도가 다른 부분은 어떻게 해석할지 등 여러 가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ppjjww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