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회 중원문학상 대상에 동시 '소리를 그려요' 선정
청력 잃은 할머니와 손자 따듯한 정서적 교감 그려
- 윤원진 기자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문인협회는 18회 중원문학상 대상작으로 동시 '소리를 그려요'를 선정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중원문학상 공모에는 전국에서 150여 명이 시, 동시, 동화, 수필 등 500여 편의 작품을 제출했다.
심사는 부문별 심사위원 2명이 1차 심사를 맡았고, 최종 심사는 정진헌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교수와 김애자 수필가가 맡았다.
대상 1편을 비롯해 최우수상 2편, 우수상 2편, 가작 4편 등 모두 9편의 수상작을 선정했다. △최우수상은 시 '가난은 설익은 면발', 수필 '뒤태의 얼굴' △우수상은 동화 '반려로봇 몽몽이', 시 '페달 빠진 하루' △가작은 시 '공연', 동화 '팔랑팔랑', 동시 '1학년 정빈이', 수필 '늙은 호박' 등이다.
대상작은 청력을 잃은 할머니와 손자인 시적 화자의 따뜻한 정서적 교감을 동시적 상상력으로 잘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소리'를 키워드로 한 감각적 표현력과 묘사가 세대를 아우르고, 지역 이미지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는 게 심사위원들의 평가다.
187회 중원문학상 시상식은 오는 12월 6일 더베이스호텔 크리스털홀에서 충주문인 합동출간회와 함께 열린다.
다음은 대상 수상작 '소리를 그려요'
소리를 그려요
최순주
아흔여섯 번째 생일을 맞은
충주 살미면 우리 할머니는
소리를 잃고 산지 오래에요
봄이면 설운리 사과나무에
하얀 사과꽃 피는 소리
직박구리 짖어대는 여름 소리와
귀뚜루루 가을 익어가는 소리
비내섬 찾아드는 철새 날갯짓 소리와
소복이 흰 눈 쌓이는 소리까지
날마다 철마다 놓치고 사는
소리가 참 많은 줄 알았어요
"유리야, 세상에는 마음으로
들을 수 있는 소리도 있단다."
할머니는 세상의 소리들이
파도처럼 밀려오면 두 눈을
꼭 감고 마음 스케치북에
노랗고 빨갛고 파란 수많은 빛깔의
소리들을 쉬지 않고 그려요
그런 날은 나도 할머니 옆에 기대앉아
아홉 살 내 마음의 소리를 그려 보지요
blueseek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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