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 추적' 도주범 검거…끈질긴 경찰 수사로 피의자 구속
사건 초기, CCTV 부재·피의자 생활 흔적 없는 등 여러 악조건
근처 탐문과 CCTV 수백여 대 뒤져 결국 나흘만에 검거
- 이재규 기자
(청주=뉴스1) 이재규 기자 = 충북 청주 경찰이 범행 후 도주해 행적이 묘연한 50대 피의자를 끈질긴 추적 끝에 결국 붙잡았다. 피의자는 경찰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400여㎞를 도주했으나 경찰의 눈을 피할 수는 없었다.
4일 청주흥덕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후 6시 54분쯤 청주시 흥덕구 신봉동의 한 노숙인 자활시설에서 입소한 지 하루 밖에 안 된 A 씨(50)가 동료 입소자 B 씨(65)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도망쳤다.
B 씨는 근처 행인의 신고로 곧바로 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직후 사건은 미궁에 빠지기 시작했다. A 씨의 행적이 묘연해진 탓이다.
사건 직후 지구대 경찰과 형사들은 곧바로 현장을 찾았으나 이곳이 도심보다 외진 탓에 CCTV가 많지 않았다. 그나마 있는 CCTV마저 작동하지 않는 것이 많았다.
경찰은 당일 A 씨가 청주를 벗어나는 것을 염두해 외부로 나갈 수 있는 버스터미널, 기차역, 시내버스 회사, 택시 회사 등을 탐문했다.
A 씨는 입소 전 찜질방을 전전했던 노숙인으로 가족·지인과도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주소지도 내덕동의 한 빌라로 돼 있었지만 실거주지는 아니었다. 그는 차량도 소유하지 않았고 평소 현금으로만 생활하는 등 그의 생활 흔적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사건 당일과 다음 날. 곳곳에 형사들이 포진됐다. 흥덕경찰서는 30여 명의 형사를 투입해 여러 조로 나눠 탐문을 시작했다.
범인은 범행 이후 곧바로 옷을 갈아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신체에서 바뀌지 않는 것이 두 가지 있었다. 형사들은 비슷한 인상착의를 계속 쫓아다녔다.
근처 내덕·우암·사천동 등 CCTV 수백여 대를 뒤지는 노력 끝에 범행 다음 날인 30일 내덕동의 한 상가 건물 CCTV에서 자전거를 훔치는 A 씨를 포착했다.
A 씨는 자전거를 이용해 유유히 충북을 벗어났다. 청주에서 보은으로, 보은에서 경북 상주로. 상주에서는 또 기차를 타고 대전 신탄진으로 이동했다. 신탄진에서는 다시 청주로 시내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여러 지역으로 도망쳤다.
이런 탓에 형사들은 고생을 면치 못했다. 보은, 상주, 신탄진에서 탐문과 CCTV를 통해 A 씨를 추격했다.
신탄진에서 청주까지 가는 시내버스를 탔다는 사실을 확인한 형사들은 그렇게 사건 발생 나흘만인 2일 모충동에서 찍힌 그의 행적을 확인했다.
그는 과거 이 폐가 근처의 한 빌라에서 살아 이곳이 비었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에서는 "귤을 사와 B 씨에게 같이 먹자고 했으나 이를 무시해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 초기 행적을 쫓기가 쉽지 않았으나 결국 끈질긴 추적 끝에 피의자를 잡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A 씨는 이날 결국 구속됐다. 경찰은 A 씨의 여죄를 캔 후 사건을 검찰로 넘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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