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제인가 예술제인가…충주 우륵문화제 정체성 '자성 목소리'

일부 예술단체 위한 행사 비판도…"공연·전시 평범한 수준"
건국대 교수 "행사 주체 바꾸고 방향성 찾아야"

충북 충주의 대표 문화 축제인 우륵문화제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진은 썰렁한 축제장 모습.(SNS 커뮤니티 캡처)/뉴스1

(충주=뉴스1) 윤원진 기자 = 충북 충주의 대표 문화 축제인 우륵문화제를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0일 충주시에 따르면 오는 11월 15일 52회 우륵문화제 평가보고회를 열 예정이다.

올해 우륵문화제는 지난 10월 2일부터 6일까지 닷새간 탄금공원 일원에서 열렸다.

시민들은 올해도 매년 봤던 공연과 전시 수준의 평범한 우륵문화제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먹거리존 바가지요금은 사라져서 좋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륵문화제는 1971년 1회 행사가 열린 뒤 지금까지 52회나 열린 전국에서 오래된 문화행사 중 하나다. 그런데 시민이나 관광객보다 일부 예술인만의 잔치라는 자성적 평가가 잇따랐다.

올해도 개막식 때 선보인 국악창작뮤지컬 정도만 특별했고, 나머지 프로그램은 색소폰 공연, 합창 공연, 밴드 공연, 가요제, 댄스페스티벌 등 평범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이유로 우륵문화제를 관람한 시민들은 문화제보다 예술제에 가깝다는 냉정한 평가도 했다.

이웃 동네 음성군은 설성문화제와 음성예술제를 분리해 개최하고 있다. 올해는 설성문화제 개최 기간도 이틀로 줄이고, 중고제 판소리 한마당과 외국인 주민이 참여하는 글로벌 페스티벌 등 선택과 집중으로 효율을 챙겼다.

시민들은 우륵문화제를 개선하려면 목적과 방향성부터 다시 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행사 주체부터 바꿔야 한다는 강한 불만도 제기했다.

실제 우륵문화제는 충주예총이 매번 주관하기 때문에 예총 산하 예술단체의 예산 나눠먹기라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의 한 교수는 "우륵문화제가 그동안 누구를 위한 행사였는지 따져보면 개선 방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행사 주체를 바꿔보는 것도 새로운 우륵문화제를 만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충주는 우륵의 가야금, 목계나루의 마빡이 인형, 하늘재의 관음과 미륵, 전국 유일의 천등산·지등산·인등산 등 독특한 문화유산이 많다"며 "이를 대표 문화제로 만드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경북 김천은 김천이 김밥천국의 줄임말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김밥 축제를 열어 전국적 흥행을 기록하기도 했다.

blueseeki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