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주택공급 80% 외곽 집중…원도심 재생 '밑빠진 독 물 붓기'

박완희 의원 "외곽지역 주택공급 어불성설"
이범석 서장 "도시 성장을 위한 조화로운 개발"

청주시 전경.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시가 외곽지역에 대규모 주택공급을 허용하면서 추진하는 원도심 재생사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8일 열린 시의회 임시회(90회) 본회의에서 박완희 의원은 "청주에 2030년까지 계획된 주택 공급 물량은 8만 세대에 달하는 데 이 중 80%는 외곽지역에 추진한다"라며 "원도심 쇠퇴 원인이 외곽지역 개발이라고 인정하면서 또 다시 외곽 중심의 개발을 한다"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범석 시장은 "성안동 등 원도심은 주거기능이 쇠퇴하면서 성장기능을 상실했다"라며 "원도심 주거기능을 회복하는 가로주택정비 사업 등이 도시재생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특정 시기에 입주 물량이 집중하지 않도록 사업주체와 협의하고, 도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외곽지역도 조화를 이뤄야 한다"면서 외곽 주택공급이 원도심 재생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원도심 재생을 포함한 이 시장의 이 같은 주택공급 방향에는 모순이 있다는 평가다.

현재 청주지역 원도심 쇠퇴 원인은 쇼핑, 외식 등 기존 중심상권 기능이 율량지구, 동남지구, 테크노폴리스 등 도시개발 또는 산업단지 조성으로 탄생한 신도시로의 분산‧이동한 탓으로 꼽힌다. 이범석 시장 역시 주거기능이 도시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자연스럽게 도심 주거기능이 약화하고, 상업시설과 공공기관 등만 남는 공동화 현상이 발생했다고 인정하고 있다.

이 시장은 원도심 재생의 연쇄적인 효과는 주거기능 회복이라고 확신해 성안동 등 옛 중심상권의 경관지구를 폐지해 건축물 높이 제한을 풀었다. 규제 완화에 따른 소규모주택정비와 대규모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탄생할 '뉴타운'을 기대해서다.

이 같은 주거기능 회복 정책으로 앞으로 남주동에 500세대 아파트 등 원도심 일원에 4000세대가 공급될 예정이다.

문제는 원도심 주거기능을 회복하는 개발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외곽지역 역시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는 점이다.

박 의원이 밝힌 2030년까지 공급 예정인 8만 세대 중 80%에 달하는 6만 6000세대가 도심 외곽지에 신도시를 형성하면 원도심은 현재와 마찬가지로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원도심 주거기능을 회복시키겠다면서 외곽지역의 대규모 개발행위를 허용하는 이 시장의 계획이 모순이라는 것이다.

박 의원은 "현재 계획대로 라면 원도심은 더 매력을 잃고 더 쇠퇴할 가능성이 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며 "시의 원도심 활성화 마스터 플랜을 새로 짜야 한다"라고 했다.

ppjjww123@news1.kr